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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한동훈 20년 교분" 손 다시 잡나…용산 "먼저 손 내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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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44회 작성일 24-05-1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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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검사 선후배 시절 사선을 함께 넘어왔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예전과 같은 사이로 돌아갈 수 있을까.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와 20년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동훈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질문으로 “한 전 위원장과 오찬이 불발된 이후 다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윤 대통령은 앞서 “한 전 위원장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느냐”고 묻는 또다른 기자의 질문에는 5초간 뜸을 들인 뒤 “한 전 위원장은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 대통령이 이런 질문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평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후배”라는 말이 나올 만큼 두 사람은 수시로 만나며 소통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진천 사법연수원에 좌천됐던 한 전 위원장에 대해 “거의 독립운동처럼 수사를 해온 사람”이라고 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총선을 거치며 둘의 관계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한 전 위원장을 법무부 장관에서 정치권에 등판시킨 것도 ‘윤심’이란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그러나 정치인이 된 한 전 위원장이 나름의 독자 행보를 보이며 관계의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1월 한 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를 비판해온 김경율 전 비대위원에 대한 공천 의사를 밝히자 윤 대통령이 “사천”이라며 한 전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했지만, 여권 관계자는 “서로에 대한 신뢰의 금이 가기 시작한 지점”이라고 했다.

이후 공천 과정에서 비례대표 명단을 두고도 양측의 갈등설이 또 불거졌었다. 하지만 불화설이 나올 때마다 둘은 서천 화재 현장에서 깜짝 만남을 갖고, 서해수호의 날에 천안함을 함께 둘러보며 충돌이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 3월 말 의대 정원 확대 문제와 관련해 한 전 위원장이 전국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을 만난 뒤 윤 대통령에게 유연한 처리 방안을 요구하자, 윤 대통령이 강경했던 태도에서 급선회하며 전공의 면허정지 행정처분 처리 유예를 지시한 것을 두고선 “윤·한 관계니 가능했던 일”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기간 참모들에게 “당 대표인 한 전 위원장이 요청하는 것은 다 수용하라”는 취지의 말도 수차례 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7일 대구 북구 대구EXCO에서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던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11월 7일 대구 북구 대구EXCO에서 열린 2023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서 홍준표 대구 시장과 대화하고 있던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그럼에도 총선 뒤 아직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달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했다. 그러면서도 전직 비대위원 및 당직자와는 식사를 해 “윤 대통령과 일부러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한 전 위원장을 초청하기 전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찬을 가진 것이 관계 악화의 결정타였다는 말도 나온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한 사람”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었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고 대응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내용은 한 전 위원장에게 먼저 손을 내민 거 아닌가”라며 “곧 만남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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