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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교체 국정 쇄신 상징인데…사표낸 한 총리 유임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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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1회 작성일 24-05-2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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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6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6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역대 대통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권의 위기가 올 때마다 국정의 2인자인 국무총리 교체 카드를 빼 들었다. 2021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부겸 전 총리를, 문건 유출 파동에 지지율이 출렁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1월 이완구 전 총리를 인선했던 게 대표적이다. 모두가 성공적인 건 아니지만, 총리 교체는 여전히 국정 쇄신과 변화를 상징하는 대통령의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불린다.

야권에 192석을 내준 4·10총선 참패 다음 날 한덕수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던 것도, 대통령실이 같은 날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쇄신 필요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지난 지금도 한 총리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확히는 후임자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아 물러날 수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여권 일각에선 지난 21일 취임 2주년을 맞은 한 총리를 두고 유임설도 들린다. 유임설의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22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22일 오후 충남 예산군 스플라스 리솜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당선인 워크숍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가 21대 국회보다 더한 압도적 여소야대라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윤 대통령은 허니문 기간이라 불리는 취임 직후에도 한 총리의 국회 인준을 겨우 받아냈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192석 야당이 힘을 보여주려 22대 국회 첫 총리 후보자는 무조건 낙마시킬 것이란 말이 파다하다”고 했다. 어차피 교체가 불가능하다면 ‘인선→청문회→낙마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 대통령이 험난한 국회 인준을 넘어서려면 협치형 총리를 내세워야 한다는 점도 딜레마다. 그러기엔 윤 대통령의 정치적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게 유임설의 두 번째 이유다.

윤석열 정부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광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의 금요조찬포럼에서 반도체 주권국가 그리고 AI 에이전트 시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광주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의 금요조찬포럼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대통령실 내 비선 논란을 유발한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후보 검토설’과 영수회담의 비선을 자처한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이 이달초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총리 추천을 요청했다”는 보도 등으로 보수 진영에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엔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글까지 올라왔다. 어설픈 협치형 총리를 내세웠다가는 역풍에 휩싸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장에 정치인 출신인 정진석 전 국민의힘 의원을 앉히며 관료 출신 총리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도 유임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한 총리는 지난해 잼버리 사태 당시 현장을 직접 지휘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 와중에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처신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여권 관계자는 “여소야대 국회를 마주한 대통령 입장에선 정치적 야망이 있는 인사를 총리에 앉히는 건 부담”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다. 총선 참패 뒤 한 총리를 비롯해 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 전원이 사표를 냈으나, 현재까지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만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의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이렇게 어물쩍 넘어가서 무슨 쇄신이 되겠느냐”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8월 6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현장을 찾아 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총리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해 8월 6일 전북 부안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현장을 찾아 화장실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총리실

2030 세계 박람회 공동유치위원장을 지낸 한 총리가 엑스포 실패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도 교체 이유로 거론된다. 윤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직구 금지 정책 역시 총리실이 주도했다. 다만 복수의 총리실 관계자는 “한 총리는 후임자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일 뿐 직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최근 윤 대통령을 보면 탄핵의 우려 때문인지 수비적이고 방어적인 국정 운영에 치우쳐 있다”며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도 40대 총리 등 신선한 인사 교체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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