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연금개혁안 대치…21대 국회 또 빈손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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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소득대체율 44% 수용"에도 여권은 "다음 국회로"만... 유승민·윤희숙도 엇갈려
[박소희 기자]
또 역시나 일까.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사흘 앞두고 이것만이라도 성과를 내자며 국민연금 모수개혁보험료율, 소득대체율 조정 합의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왜 그동안 손놓고 있었냐"는 입장을 고수하는 터라 한 발짝도 진전이 없을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연금보험료율 13%로의 인상에 합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소득대체율이고 그 차이는 44%와 45%로 단 1%p 차이에 불과하다"며 "소득대체율 의견 차이 1%p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연금개혁을 무산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꼭 해야 할 일인데 시간은 없으니 불가피하게 우리 민주당이 다 양보하겠다"며 "여당이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우리 당내에도, 또 시민사회에서도 이견들이 많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저희가 다 감수하겠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제 합의 처리에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2차 추가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고,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구조개혁까지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 주말이라도 여야가 만나 협의하고, 이번 국회에서 1차 연금개혁을 매듭짓자"고 했다. 팔걷고 나선 이재명·김진표 "일단 모수개혁부터" 다음날인 26일, 일요일임에도 김진표 국회의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국회가 주도한 국민공론조사, 연금개혁특위 논의 등을 통해서 보험료율을 9%에서 4%p나 올리는 것에 대해서 양당이 합의를 도출했다. 참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소득대체율에 이견이 있던 것 잘 알지 않나. 그런데 어제 이재명 대표가 44%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이 기회를 살리지 않는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죄를 짓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여권은 구조개혁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의장은 "더 낼 거냐, 안 낼 거냐. 나중에 더 받을 거냐 안 받을 거냐하는 모수개혁이 어려운데 여기서 합의되면 구조개혁은 복잡하지만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며 "모수-구조개혁을 함께 하자? 이것은 국민연금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정치적 이유로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못하게 하려고 억지주장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비록 5월 29일이면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지만, 현재 예정된 5월 28일 본회의말고도 연금개혁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추가로 여는 일 또한 "전적으로 가능하다"며 "27일날도 할 수 있고, 29일날도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여야 원내대표들이 저하고 협의할 일이고, 그 길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고 말했다. 또 이미 연금개혁은 22대 국회서 다루자고 말한 윤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얘기했다. 여권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금개혁은 모수개혁과 구조개혁 모두 필요한 지난한 과제"라며 "여야가 시간에 쫓겨 결정하기 보다 국민 전체, 특히 청년세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 추경호 원내대표 역시 "며칠 뒤면 22대 국회가 시작한다. 다음 정기국회 내 처리가 가능하다"며 "여야정협의체, 국회 특위를 구성해서 정기국회 때 마무리하자"고 했다. 다음에 고수하는 여권... 윤희숙만 "조금이라도 앞으로" 추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 주장대로 긴급한 사안이라면 왜 그동안 손 놓고 있었나"라며 "문재인 정권 당시 복지부에서 연금개혁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대안까지 제시했음에도 눈감고 있던 것이 지난 정권, 지금의 민주당"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3대 개혁 과제로 연금개혁을 꼽았음에도 아직까지 자체 개혁안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관련 질문에 "정부는 수없이 많은 기초자료를 국회에 제시한 바 있다"라는 정도로만 둘러댔다.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유승민 전 의원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생각이 비슷하다. 그는 25일 페이스북에 "중요한 점은 43%든, 44%든 기금고갈 시점은 2055년에서 2064년으로 똑같이 9년 연장될 뿐"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구조개혁을 아예 외면해버렸다. 곧 시작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까지 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이번 여름부터 바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논의해서 올해 안에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반면 윤희숙 전 의원은 지난 24일 "지금은 보험료를 13%로 올리는 데 여야가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 중요한 진전"이라며 "소득대체율이 44%냐 45%냐는 큰 차이가 아니니 여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즉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모든 초점은 나라와 국민에게 무엇이 이로울지 맞춰져야 한다"며 "연금개혁 시즌2를 22대 국회에서 이어받는다는 희망 속에서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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