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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사라진 지구당 부활?…"민생과 동떨어진 대선 전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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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12회 작성일 24-06-0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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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불을 지핀 ‘지구당 부활론’이 대선 전초전으로 번지고 있다. 서로를 맹비난해온 두 사람이 한목소리로 지구당 부활에 찬성하자 여야의 유력 주자들은 “정치 퇴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12월 29일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예방을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지난해 12월 29일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예방을 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의 지구당 부활 논쟁은 “지구당 부활도 중요한 과제”지난달 23일, 이재명, “지구당 부활이 정치개혁”지난달 30일, 한동훈이라는 발언에서 촉발됐다. 부패의 온상으로 2004년 사라진 지구당을 차기 대선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두 사람이 소환한 것이다. 지구당 부활은 해외 직구규제 반대에 이은 한 전 위원장의 두 번째 현안 메시지였다. 당내 현안에 대해선 첫 메시지로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를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역 조직을 뜻하는 지구당은 현행 당협위원장과 달리 후원금 모금과 사무실 사용, 직원 고용이 가능하다.

사사건건 충돌하던 이 대표와 한 전 위원장이 지구당 부활에선 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걸까. ‘당권→대권’으로 직행하려는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연임을 고민 중인 이 대표에게 지구당 부활은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의 정치 참여를 강화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특히 추미애 의원이 국회의장 경선에서 패한 뒤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를 달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지구당 부활을 꺼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구당이 부활하면 온라인 조직력이 강한 강성 지지층이 당의 세포 조직인 지구당에서 오프라인 세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앞서 이 대표는 2년전 전당대회에서도 당세가 약한 영남의 권리당원을 겨냥해 지구당 부활을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한 전 위원장에게도 지구당 부활은 원외 세력의 지지를 끌어내는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 원내 기반이 약한 한 위원장으로선 원외 위원장의 지지는 필수적이다. 국민의힘 원외 조직위원장협의회가 지난달 30일 “정치개혁 차원에서 지구당 부활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자 한 전 위원장도 즉각 “정치 신인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 부활하는 것이 격차 해소”라고 화답했다. 한 전 위원장과 함께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도 지구당 부활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지구당 설치를 위한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여권 내 다른 대선 주자는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20년 전 지구당 폐지를 이끌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개혁이 퇴보하려고 한다”며 “당 대표 선거에서 이기고 당을 일사불란하게 끌고 가려는 욕심이 있다”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같은 날 “민주당은 개딸 정치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우리 당은 원외 위원장의 표심을 노린 얄팍한 술책”이라며 “정치 부패의 제도적 틀을 다시 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 사건처럼 여전히 현장에서 돈이 오가고 있다. 개혁 방안 제시가 먼저”김기현 의원라는 비판도 나온다.

무엇보다 ‘지구당 부활=정치 개혁’이라는 주장에 비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왜 양당이 똑같이 지구당 부활을 논의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현재 정치 개혁의 1과제인지도 동의 못 한다”조국, “지구당 문화가 부활하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준석이라는 지적이다. 원외 위원장 출신의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국민이 정치권의 고비용 저효율을 비판하고 있는데, 20년 전 사라진 지구당 부활을 하자는 건 플레이어들만 관심 있는 지엽적 문제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지구당도또 다른 진입 장벽이다. 정당 소속을 따지지 말고 현역과 비현역 모두에게 평평한 운동장을 제공해야 한다”며 “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정당법의 모든 진입 장벽을 없애는 정치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훈·성지원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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