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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 박아" 그 시절 기본…병사 숨지게 한 얼차려, 규정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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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1회 작성일 24-06-0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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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푸시업, 완전군장 상태론 못 시켜
선착순 달리기는 군기훈련 규정에 없어

강원도 인제 12사단 훈련병이 군기 훈련일명 얼차려을 받던 중 숨진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 이후 시민들 사이에서도 얼차려의 강도를 두고 갑론을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실제 육군 규정에 명시된 얼차려의 강도는 어디까지일까. 예를 들어 2000년대 이전 대표적인 얼차려는 원산폭격이었다. 열중쉬어와 같은 자세로 두 손을 뒤에 모은 뒤 땅에 머리를 대고 버텼다.


이른바 원산폭격 자세.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와 관련 없음. 2018년 영화 파스칼 속 한 장면. [이미지출처=유튜브 갈무리]


이른바 대가리를 박는다는 표현도 썼다. 1999년 입대했던 A씨는 군 생활 초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원산폭격을 했다고 한다. 당시 원산폭격은 대표적인 얼차려 가운데 하나였다. 물론 지금은 얼차려가 아니라 가혹행위다. 현재 한국 육군이 채택한 병영생활규정 내 군기 훈련 항목을 살펴봤다.


군기 해이한 군인에겐 얼차려로 훈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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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훈련은 병의 정신 수양, 체력 증진을 위해 시행할 수 있다.


군기 훈련은 실제로 상급자가 하급자를 훈육할 목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이다. 군기가 해이해진 군인을 대상으로 시행해야 하며, 대체로 체력 단련과 정신 수양으로 이뤄진다. 즉 훈육 목적으로 시행하는 얼차려는 가혹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규정은 군기 훈련을 수행할 때 △인권침해 소지가 없어야 하며 △훈련대상자의 정신, 체력 증진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벌을 줄 목적으로 얼차려를 시키면 안 된다는 뜻이다. 또 병의 신분, 체력 조건 등에 따라 얼차려의 강도도 달라진다.


실제 규정과 12사단 신교대 얼차려 내용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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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군장한 군인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렇다면 훈련병이 숨진 신병교육대에서 지난달 23일 시행된 군기 훈련과 실제 규정을 비교해 보자. KBS 등 복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당시 숨진 훈련병은 동료 5명과 함께 완전군장무게 약 24㎏을 한 상태로 보행과 구보총 거리 1.5㎞를 하고, 팔굽혀펴기 및 선착순 달리기를 했다.


현행 규정상 얼차려는 일·이병훈련병과 상·병장으로 나뉜다. 팔굽혀펴기는 1회 20번 이내로 시켜야 하며, 훈련병은 최대 4회80번 시킬 수 있다. 앉았다 일어서기도 마찬가지다. 단, 해당 얼차려는 아무런 군장도 걸치지 않은 맨몸 상태에서만 시킬 수 있다.


보행, 구보는 한 번에 각각 1㎞, 2㎞ 이내로만 시켜야 한다. 이때 얼차려를 받는 병의 복장은 보행의 경우 단독·완전군장 모두 가능하며, 구보는 단독군장 상태에서만 할 수 있다. 단독군장은 군복, 방독면 가방, 수통과 탄알집을 결합한 탄띠, 총기 등만 착용한 상태이며 20㎏ 넘는 군장 가방을 멘 완전군장과는 구분된다. 선착순 달리기의 경우 아예 규정에 나온 군기 훈련 방식이 아니다.


이 외에도 군기 훈련에는 다양한 정신 수양 방식이 있다. 1일 동안 특정 지역을 청소하거나, 1회 500자 이내 반성문을 작성하거나, 1회 20분 이내 참선 등이다. 일각에서 병사들에게 무리한 체력 단련을 시키는 대신 수양으로 훈육을 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경찰 참고인 조사 진행 중

다만 실제로 신교대 내에서 어떤 방식의 군기 훈련이 이뤄졌는지, 훈련을 넘어 극심한 가혹행위였는지 여부는 실제 수사가 끝나야 드러날 전망이다. 연합뉴스는 3일 사건이 이첩된 강원경찰서 참고인 조사 결과, 얼차려 당시 훈련병의 건강 상태 보고를 무시하고 훈련이 강행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훈련병이 입에 거품을 물었다거나, 검은색 소변이 나왔다는 주장 등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을 위반한 강도의 군기 훈련이 실시된 건 일부 사실로 보이나, 아직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밝혀진 건 아닌 셈이다.


경찰은 숨진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은 동료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군 당국과 협조해 심리치료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사건 관계자를 대상으로 지속해서 참고인 조사를 벌이며, 구체적인 사건 발생 경위 및 훈련병의 사망원인 규명에 주력하고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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