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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오송 이어 화성 화재까지…끊이지 않는 人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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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45회 작성일 24-06-2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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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셀 첫 폭발적 연소 이후 연속 폭발…방화벽 없어 안전관리 부실 의심
열폭주 리튬전지 화재로 진압에 큰 어려움 겪어
"전기차 등 급속 확산하는데, 배터리 화재 데이터·예방책 없어"

이태원, 오송 이어 화성 화재까지…끊이지 않는 人災 논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이상서 기자 = 24일 경기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화재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공장 내부에 있던 배터리셀에서 폭발적인 연소가 일어난 이후 연쇄 폭발 사고가 나며 불이 급속히 확산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안전관리 소홀 등에 따른 인재人災가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이어 또다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안전관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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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오송, 이번엔 화성 화재…"재발 방지" 다짐도 무색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 31분께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산업단지에 있는 일차전지 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했다.

불이 시작된 곳은 아리셀 공장 11개 동 중 3동 2층으로 파악됐다.

이날 화재로 사망이 확인된 1명 외에도 공장 내부에 있다 연락이 두절된 근로자만 21명이다.

당국은 오후 3시 10분께 불길을 잡은 뒤 2층에 대한 본격적인 수색작업에 나섰고, 이날 오후 5시 기준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5구를 수습했다.

불이 시작한 공장 2층은 완성된 리튬 전지 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곳으로, 소방당국은 배터리 셀에서 폭발적인 연소가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배터리셀에서 연속적인 폭발이 발생하면서 불이 커졌고, 이 때문에 출동한 소방 당국도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 일차전지 제조 공장 특성상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전기 열 축적에 따른 전지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내부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제때 몸을 피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장 내부에는 약 3만5천개 리튬전지가 보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폭발 사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번 화재는 작년 집중호우 속에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오송 참사 1주기를 불과 20여일 앞두고 벌어졌다.

오송 참사는 큰비로 홍수경보까지 내린 상황에서 지하차도 통제가 되지 않았고, 사고위험을 알리는 112 신고에도 당국의 대응이 미진하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다.

관계기관의 부실대응과 안전불감증이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오송 참사에 앞서 159명을 죽음으로 내몬 이태원 참사,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사고 등 대형 재난이 벌어질 때마다 "재발은 없다"며 각종 대책과 구호들이 쏟아져 나왔으나 또 한 번의 재난 앞에 무력해지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날 화재 발생 이후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꾸린 정부는 정확한 사고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불이 난 공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업장인 만큼 관련 법 위반이 있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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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째로 수조에 담가도 불 꺼지지 않아"…배터리 화재 예방·대응대책 시급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 피해가 커진 배경에는 리튬 전지의 특성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은다.

함은구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리튬은 불안전한 물질이자, 산소 분자를 포함한다는 특성 때문에 열폭주가 일어나면 진압하기 굉장히 어렵다는 특성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화재 진압 방법인 물을 뿌리거나, 산소를 제한하는 것이 리튬 화재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함 교수는 "극단적으로 말해 불이 난 리튬을 통째로 수조에 담가도 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장에 콘크리트 벽으로 구획을 설정해 화재가 다른 블록으로 넘어오지 않도록 설정해야 한다"며 "이번 화성 공장에서 피해가 커졌던 이유도 최초로 화재가 발생한 구역에서 다른 쪽으로 불이 전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방화벽 등의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이날 화재 또한 인재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교수도 "일차전지 공장 화재의 경우 겉으로 보이는 불을 껐다고 해도, 전기로 인한 열 축적이 오랫동안 이어지기 때문에 초기 진압이 어렵다"며 "관련 부품에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기에 유독가스도 많이 발생해 현장 진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15∼20분 이상을 버티기 어렵고, 공장 면적이 광활한 탓에 사고 지점까지 가는 길이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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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자칫하다간 퇴로를 찾기도 어려워 길을 잃어버릴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화재 감지 시스템을 공장에 설치해 화재 초기의 소중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소화전과 스프링클러 등 방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점검해야 한다"며 "평소엔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피 훈련을 꾸준히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기차 보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배터리 산업도 커지는 만큼 제2, 제3의 화성 공장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우준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앞으로 전기차 생산량 보급량이 늘 것은 당연하기에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는 배터리에서 열이 어떻게 발생하고, 열의 양은 얼마인지, 열 이동이 되는지 등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아직 없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처럼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정량적인 데이터가 없으니 이에 대한 화재 예방 시스템도 제대로 마련되기가 힘들다"고 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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