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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초유의 영부인 검찰 출두 OK…리스크 덜고 국정매진 올인?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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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24-07-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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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열린 UAE 모하메드 대통령의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걷고 있는 모습. 김현동 기자

지난 5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열린 UAE 모하메드 대통령의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걷고 있는 모습. 김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토요일인 20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12시간가량 대면 조사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가 개인 비리 혐의로 수사기관에 소환돼 조사받은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김 여사가 전격 출두한 배경에 대해 윤 대통령과 여권을 압박해온 ‘김 여사 리스크’를 일부 덜어내려는 의도라고 본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채우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초유의 일이자 첨예한 정치 쟁점인 만큼 대통령실은 수사 개입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실이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김 여사 법률대리인이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가 검찰에 명품백을 제출했는지에 대해 “필요하다면 법률대리인 측에서 확인이 필요할 것”이라 했고, 김 여사 소환을 대통실이 언제 알았는지에 대해서도 “적절한 시점에 알았다”고만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 여사 개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실 참모들과 상의할 문제는 아니다”며 “대통령실에선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에선 대통령실이 일찌감치 김 여사 소환에 대비해왔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지난달 중순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전후로 검찰의 소환 요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고, 이에 따라 김 여사도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고 소환 가능성에 대비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8일~11일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동행한 것 외엔 지난달 26일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열린 ‘회복과 위로를 위한 대화’ 간담회에 참석한 게 공개 일정의 전부다. 한·미 정상이 ‘핵작전 지침’을 처음으로 문서화한 미국 순방을 마친 뒤, 스스로 검찰에 출두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을 위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을 위해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 여사가 중앙지검 관할 내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점에서도 검찰과 대통령실의 고민과 타협의 흔적이 묻어 있다. 언론에 노출되는 포토라인을 통과해 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건 김 여사 측이 받아들일 수 없었을 테고,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사하는 건 검찰의 부담이 컸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신분을 고려해 경호에 문제가 없는 제3의 장소를 절충안으로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선 조사 시기 선정에도 정무적 고려가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국민의힘은 23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는다. ‘김 여사 리스크’ 문제는 전당대회 당권 경쟁을 관통하는 핵심 이슈 중 하나였다. 여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자연스레 윤 대통령과의 만남이 추진될 예정인데, 당정 관계의 첨예한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는 김 여사 문제를 사전에 일부 해소하는 의의가 있을 수 있다.

임기 중반기에 접어든 윤 대통령 입장에선 바닥을 치던 국정운영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로 전환하려는 시점이라는 의미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 이후 급락했던 지지율이 최근 다시 올라오는 중”이라며 “채 상병 사건과 달리, 김 여사 관련 의혹은 적극적으로 조사를 받으면 용산 자력으로 어느 정도 털어낼 수 있는 악재”라고 말했다. 16~1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9%로 지난 4월 총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대통령실은 여당의 당권 경쟁과 야권의 탄핵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단 ‘할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17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총사업비 24조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정쟁은 하지 않겠다. 민생과 국익만 바라보며 나라를 전진시키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가 9월에 끝나는 만큼 그 전에 수사를 매듭지으려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총장은 중앙지검 간부급 인사가 마무리된 지난달 3일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하는 등 김 여사 소환 조사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동안 여권에선 “대통령실이나 검찰 모두 이 총장 임기 종료 전에 김 여사 수사를 마무리하는 게 순리에 맞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김 여사의 전격적인 검찰 출두가 여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정파마다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는 가운데, 결과적으론 검찰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지에 직결돼있다. 당장 야권은 김 여사의 비공개 조사 사실이 알려진 뒤 “약속대련”, “황제조사”와 같은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 부인이 직접 대면조사를 받은 것이 특혜라는 주장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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