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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뺐는데 휘두르질 않네…검찰 명태균 게이트 대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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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4-10-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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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김영선·강혜경에 고소·고발 잇따르지만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수사 이뤄지지 않아
[일요신문] 정권과 연관된 게이트가 터지면 핵심 인물에 대한 검찰 수사가 발 빠르게 시작된다. 정치권에서 비판이 나오고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면, 검찰의 정치적 판단이 중요해진다.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대거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게 된다. 일부는 기소되고, 일부는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사건이 마무리된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 검찰 주요 보직에 ‘믿을맨’을 앉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칼 뺐는데 휘두르질 않네…검찰 명태균 게이트 대처 자세
윤석열 정부에서 ‘게이트’가 터졌다. 명태균 게이트의 주인공 명태균 씨,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대선 후보 당시 여러 차례 만나 그 대가로 김건희 여사를 통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다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관련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김 전 의원의 비서관 및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등이 핵심 인물들이다.

핵심 인물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 강혜경 씨에 대한 각종 고소·고발이 이뤄져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강도 높은 압수수색 등은 펼치지 않고 있다.


#공천 개입보단 불법 여론조사 자료 전달이 핵심?

첫 시작은 지난 4·10 총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지역구였던 창원을 떠나 경남 김해갑에 출마하는 과정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는 ‘공천 개입’ 의혹이었다. 뉴스토마토는 2월 29일 A 의원이 지방 모처에서 명 씨를 만났고, 명 씨가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건네면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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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통령실 등에서는 “김 여사는 공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서서히 공천 개입 의혹은 명 씨가 운영했다고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발 여론조사 자료로 방향이 바뀌었다. 김 전 의원의 비서관 출신 강혜경 씨의 폭로와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명 씨가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교류하면서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 결과를 손 봐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유리하게끔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명 씨는 자신의 회사가 아니며 실질적 운영자도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강혜경 씨 측은 한 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과 이준석 의원 외에도 윤상현, 김진태, 오세훈, 홍준표, 나경원, 안철수, 이언주, 김두관, 하태경 등 명 씨 관련 27명의 정치인 명단까지 언론에 공개했다. 또 최근에는 명 씨가 경남 창원시의 국가첨단산업단지 부지 선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창원 수사

이미 창원지검에서는 명 씨와 김영선 전 의원 사이의 금전거래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2023년 12월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 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창원지검에 고발하면서 5명을 수사 의뢰했는데 여기에 명 씨와 김 전 의원이 포함됐다.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서 당선된 뒤 9000만 원가량을 명 씨에게 보냈는데 이 과정이 수상쩍기 때문이었다.

김영선 전 의원은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선거 과정에서 빌린 돈을 갚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명태균 씨 역시 “빌려준 돈 6000만 원 돌려받은 것도 문제가 되나요”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해당 자금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금지 혐의 적용도 같이 검토했지만 10월 10일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내사종결했다.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관계는 여전히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창원지검 형사4부는 강 씨가 제출한 명 씨와 김 전 의원의 휴대전화 통화녹음 파일 4000여 개를 분석 중이다. 공천대가 등이 입증 가능할지 명 씨와 김 전 의원 등에 대한 수사가 가능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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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서는 시민단체가 고발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도 수사 중이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10월 23일 명 씨와 윤 대통령, 김 여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는데, 명 씨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81차례에 걸쳐 3억 7500만 원 상당의 공표·미공표 여론조사를 실시해 윤 대통령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김 여사에게 약속받았다는 의혹이다.

특히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2022년 대선 당일인 3월 9일 캠프에서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를 전달받았다”고 폭로했다. 2022년 3월 9일 대선 당일까지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 명 씨가 실시한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가 전달됐다면 대선 후보 경선 이후 명 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대통령실 해명은 거짓이 된다.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 자료가 대선 당시 캠프에 전달됐다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일 수 있다. 윤석열 후보 캠프 측에서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한 바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밖에도 명 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자금을 유용해 여론조사에 사용했다면 사기죄나 횡령죄 적용이 가능할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태균 씨를 상대로 한 경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명 씨가 “윤 대통령을 내가 국민의힘에 입당시켰다”고 얘기하거나, “내가 대선 후보 단일화를 시켰다” 등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명 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명 씨는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허세가 섞인 발언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지율 떨어지는데, ‘한방’이 없다?

일단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 수사는 강 씨와 명 씨, 김 전 의원 간 엇갈리는 진술의 진위를 밝혀 명 씨가 실제 김건희 여사를 통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냈는지, 받아냈다면 이것이 대선 기간 여론조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한 것에 대한 대가였는지 입증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까지 수사가 올라갈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지 않다. 강혜경 씨 주장처럼 대선을 앞두고 명 씨를 통해 수십 차례의 여론조사를 비용도 치르지 않고 보고받아 선거에 활용했는지, 그 배후에 윤 대통령 부부가 있었는지 등을 먼저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명 씨 신병 확보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놓고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 정도 사건은 대검에서 구체적으로 체크해 지휘하고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인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통령실 역시 대검이나 법무부 장관을 통해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이 보고를 받으며 공조를 하는데, 명 씨가 어디까지 터트릴지 모르는 것도 있고, 명 씨를 구속시킬 수 있을 만큼 정확한 혐의가 없는 것도 움직이는 못하는 이유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다만 민주당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발의는 검찰이 신경 써야 할 변수다. 민주당은 세 번째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기존에 발의한 특검법 수사 대상 8개 외에 김 여사가 명 씨를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 김 여사와 그의 측근 그리고 대통령실이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에게 국가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등 국정농단을 했다는 의혹 등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특검 전 항상 먼저 수사 결과를 내놓는 방식으로 ‘존재 이유’를 보여줬던 검찰이 이번에도 특검이 도입되기 전에 수사에 본격 착수할 수 있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명 씨가 ‘철없는 오빠 텔레그램’ 등을 공개하면서 정권에 치명적인 지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 하에 신중하게 사건을 처리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지지율이 20%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검찰이 게이트를 잘못 건드리면 지지율이 더 급락할 수 있기에 대통령실도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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