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욕듣고 멘붕…이재명 아닌 원희룡 도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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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터뷰서 선거 소회 밝혀
“어느 당도 지지 안해…정치도 좌우도 모른다” 제22대 총선에서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지원 유세를 뛴 데 이어 낙선 인사까지 함께한 축구선수 이천수가 선거 소회를 털어놨다. 이천수는 원 후보와의 인연에 대해 “2016년 월드컵 4강 주역들이 제주 여자축구부를 방문했을 때 처음 뵀다. 보좌관이 절친이라 몇 번 같이 뵙다 보니 친분이 쌓이고 서로를 좋아하게 됐다”고 15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나는 솔직히 원 후보에게 계양으로 오지 말라고 만류했다. 워낙 민주당이 강해 당선되기 힘드니까”라면서 “그런데도 굳이 오시겠다면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다. 정치도 좌우도 모른다”며 “다만 계양은 내가 자란 곳이고 축구를 시작한 곳이며 함께 축구 했던 친구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고향 같은 곳이라 낙후 지역에서 벗어나 발전하려면 일 잘하고 힘도 있는 일꾼이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2020년 총선에선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유세에 나섰던 데 대해서는 “송 대표님은 내 축구 인생의 은인”이라며 “이리저리 방황하다 축구계에서 버려지다시피 한 나를 정신 차리게 도와주셨고 다시 그라운드로 복귀해 제대로 은퇴하게 해준 분이다. 선거를 도와드리는 게 마땅했다”고 돌이켰다. 민주당 계양을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를 돕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분인지 잘 모른다. 나는 계양을 위해 더 열심히 뛸 사람을 원했을 뿐”이라며 “이 대표는 계양이라는 작은 지역보다 국가라는 더 큰 그림에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이어 “계양구민에겐 계양을 더 중요히 여기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원 후보는 계양에 온 지 얼마 안 되지만 선거 승패와 상관없이 계양을 빨리 바꿔야 한다는 데 진심으로 공감했다. 공약, 토론회에서 보여준 고민과 대안들만 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천수는 “정치를 몰라서이겠지만, 나는 사람만 본다. 아주 단순하다. 내가 좋으면 그걸로 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선거 유세 당시 주민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갈등을 빚은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천수는 “유세 첫날부터 욕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멘붕이 오더라.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그분들은 욕하고 조롱하는 데 거침이 없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욕하는 민주당 지지자에게 ‘아버님이 더 시끄러운데요?’라고 반응해 실랑이를 벌인 데 대해선 “축구 팬들이면 다 아는 내 성질에 참다 참다 한 말씀 드린 것뿐”이라며 “내가 그분들께 받은 협박과 비난은 1만번도 넘는다. 그래도 화를 눌렀다. 후보님께 피해가 가면 안 되니까”라고 했다. 이천수는 “악플 때문에 인스타는 안 본 지 오래됐다. 쏟아지는 욕설을 처음엔 열심히 지웠는데 지우다 지쳐서 안 들어가고 안 본다”며 “선거 기간에도 유튜브 ‘리천수’ 영상을 몇 개 찍었는데 댓글창이 초토화될까 봐 올리질 못 하고 있다. 구독자도 엄청 떨어져 나갔다”고 토로했다. 그는 “월드컵 응원할 때는 원팀이 되는 국민이 선거 때는 빨강과 파랑 양날로 갈라지는 게 섬뜩했다”면서 “그래서 후보님한테 물었다. 정치가 원래 이런 거냐고. 그러자 ‘조국 사태’를 겪으며 분열이 더 심해졌다고 하시더라”고 언급했다. 이어 “사람들은 내가 무슨 목적을 갖고 머리 엄청 굴리며 선거판에 나왔다고 조롱하는데, 머리가 있었다면 이런 선택은 안 했을 것”이라며 “정치가 뭔지 알았다면 절대 선택해선 안 될 일이었다”고 얘기했다. 그럼에도 완주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분들이 늘어나는 걸 체감했다. 축구로 치면 원희룡 후보는 원정 경기를 하러 온 사람인데 정말 열심히 하니까 홈팀 관객도 인정하더라”며 “민주당 성향 주민들 중에도 당과 상관없이 뽑으라면 원희룡을 뽑겠다는 분들 많았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선거운동은 일찍 시작했는데 후보의 진정성을 더 많은 분들이 받아들이게 하는 데는 시간이 모자랐다”며 “TV 토론회 이후 판세가 바뀌기 시작했다. 토론회를 두세 번 더 했으면 뒤집혔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치에도 뜻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축구협회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주제에 정치는 무슨”이라고 일축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간 고깃집에서 소고기가 아니라 김치찜을 먹어서 서운하진 않았느냐’는 농담성 질문엔 “그 식당은 원래 김치찜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그리고 워낙 바빠 고기 구워 먹을 시간도 없었다”며 웃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국민일보 관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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