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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훈의 한반도톡] 하늘 오가는 냉전의 잔재 삐라…다시 위협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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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7회 작성일 24-06-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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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미군의 살포로 시작…남북대화 때마다 주요 의제
탈북단체 대북전단 풍선에 北은 오물풍선으로 대응…"위협 감소는 상호적이어야"

[장용훈의 한반도톡] 하늘 오가는 냉전의 잔재 삐라…다시 위협이 되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삐라에는 한반도에 존재하는 과거와 현재 모순이 고스란히 담겼다.

전단지를 의미하는 삐라는 일본어 비라ビラ에서 온 말로 비라는 광고지나 포스터 등을 의미하는 영어 빌bill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와 미국의 동북아시아 진출 및 군정 등 한반도의 역사가 전단이라는 용어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셈이다.

전시에 삐라 즉 전단은 심리전의 용도로 사용된다. 전쟁 상대방의 사기를 꺾고 적군의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사용되는 전쟁의 도구로 일종의 전쟁 전법 또는 전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군이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을 종용하는 내용을 방송으로 퍼트리고 있을 정도로 심리전은 현대전에서 형식이 변했을 뿐 유용성을 인정받으며 사용되고 있다.

전단은 6·25전쟁 때 등장했다. 당시는 주로 미군에 의해 전단이 북쪽으로 뿌려졌으며 40억장에 이른다는 추정도 있다.

당시 전단지에는 "집 생각, 집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은 다 공산당 때문이다"라는 식의 내용으로 북한군의 혼란을 유도하거나 안전보장증명서처럼 투항을 권하는 내용을 담아 사기를 꺾기도 했다.

6·25전쟁을 전후로는 심리전 차원에서 미군에 의해 주로 살포됐던 전단이 휴전 이후에는 주로 북한에 의해서 뿌려졌다. 당시 북한이 보낸 전단에는 남한의 정치체제를 비난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현재 한국에 사는 50∼60대라면 북한이 보낸 전단지를 주워 경찰서에 신고하고 연필이나 공책 같은 학용품을 받았던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유다.

이러다 보니 전단문제는 남북간의 첫 대화에서부터 핵심적인 의제였다. 1972년 박정희 정부에서 만들어진 첫 남북간 합의인 7·4남북공동성명에는 "쌍방은 남북 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로 상대방을 중상비방하지 않으며…"라고 명시했다.

이 합의가 있고 4개월 뒤인 11월 열린 남북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 제2차 회의에서는 "쌍방은 서로 비방·중상을 하지 않기로 한 남북공동성명의 조항에 따라 1972년 11월11일 0시를 기하여 대남·대북방송, 상대방 지역에 대한 전단 살포를 그만두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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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합의는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았고 남북간 대화할 때마다 주요 쟁점이 됐다.

1991년 고위급회담에서 체결한 기본합의서에서도 "남과 북은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을 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했고, 남북화해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서는 제8조는 "남과 북은 언론·삐라 및 그 밖의 다른 수단·방법을 통해 상대방을 비방·중상하지 아니한다"고 합의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남북대화의 메뉴로 다시 등장해 남북 양측은 휴전선에서 상호비방을 정상회담 직후 중단했다.

이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전단문제는 여러 정부를 거치며 남북간 여러 합의로 중단되는 듯했지만, 탈북단체를 중심으로 한 보수단체가 전단 살포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들 단체는 초기만 하더라도 북한 체제를 비난하고 남한 사회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만들어 비닐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이후 북한으로 보내지는 물품들이 진화하면서 달러나 치약, 사탕 등 생필품을 담기도 했고 최근에는 K팝이나 드라마가 저장된 USB도 포함되고 있다.

이런 전단에 위협을 느낀 북한은 2014년 10월 남측에서 대북전단 풍선을 날리자 이를 격추하기 위해 고사포를 쏘기도 했다.

그러자 우리 법원은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를 막는 것이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북전단 금지법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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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대북전단 살포에 긍정적인 태도로 바뀌었다. 또 작년 9월에는 헌법재판소가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하면서 탈북단체의 전단 살포가 빈번해지는 모양새다.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10일 밤 인천 강화도에서 대형풍선 20여개를 북한으로 날려 보냈고, 여기에는 대북전단 30만장과 K-POP·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USB 2천개 등을 담았다.

그러자 북한은 지난 29일 오물과 쓰레기를 담은 대형풍선 260여개를 남쪽으로 날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대남 오물풍선이 "인민의 표현의 자유"라고 비꼬면서 "계속 주워 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 것들이 우리에게 살포하는 오물량의 몇십배로 건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강일 국방성 부상은 26일 담화에서 "국경지역에서의 빈번한 삐라와 오물살포행위에 대하여서도 맞대응할 것"이라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국경지역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며 이를 수거하는데 얼마만한 공력이 드는가는 직접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군사적 위협을 줄이는 논의는 항상 상호적"이라며 "국제사회의 모든 군사적 신뢰구축은 일방의 조치가 아닌 쌍방의 조치로 이뤄져 왔다"고 지적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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