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이 지난달 말 서해 공해상에서 떨어진 북한의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의 일부를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후 8시50분쯤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고 16일 밝혔다. 군이 인양한 북한 발사체 잔해는 길이 약 12m 크기의 원통형 물체로서 천리마-1형의 2단 추진체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에 실어 발사했다. 그러나 이 발사체는 1단 추진체 분리 뒤 2단 추진체 고장으로 예정했던 고도에 오르지 못한 채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거리 해상에 떨어졌다.
우리 군은 북한 발사체 추락 당일 곧바로 2단 추진체 추정 원통형 물체를 찾아내 그 인양 작전을 개시했지만, 해상과 기상 여건이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리 군은 발견한 북한 발사체가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백Lift Bag을 묶어두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중량이 무거운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물체 내부에도 계속 물이 차면서 수심 75m 아래 갯벌에 가라앉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리 군은 북한 발사체 잔해 인양 작업에 해군의 3500톤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과 광양함, 3200톤급 잠수함구조함 청해진함,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들을 투입했지만, 원통형 표면이 미끄러운 탓에 인양용 밧줄을 결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주 들어 북한 발사체 추락 해역의 조류 흐름이 느려지자 작전 요원들은 발견한 북한 발사체 양 끝에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걸어 인양을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접합 부위가 부러지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에 작전 요원들은 부러진 부위에 철사를 꼬아 만든 와이어와 ㄷ자 모양 강철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발사체 하단부의 구멍에도 와이어를 묶어 이를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합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 발사체의 원통형 잔해 표면엔 글자 천마와 함께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군 당국은 인양한 북한 발사체 잔해를 현재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옮겨 국방과학연구소ADD를 비롯한 관계기관, 그리고 미국 정보당국 등과 함께 정밀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북한 발사체를 추락 해역에서 평택까지 옮기는 데는 15시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은 북한 발사체 추락 수역에서 추가 잔해물 탐색을 위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군 당국의 추가 탐색 작전에서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 본체나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의 주엔진 등 주요 구성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경우 북한의 감시정찰 역량과 발사체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는지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의 대북제재 준수 여부나 중국·러시아 등으로부터 기술 이전 여부 등도 확인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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