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동훈 "정부 비판 나도 책임…보완할 수 있다, 기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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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구리시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 위원장은 “반응하는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판을 보니 지지층을 지키려고 꼭 반응하는 건 아니더라”라며 “하지만 전 그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공복公僕인 우리가 가르치려 들고, 아니라고 하면 국민이 얼마나 짜증 나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도태우·장예찬 후보 공천 취소와 민주당의 김준혁·양문석 후보 논란을 비교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그러면서 “그게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의 당과 국민의힘의 가장 큰 차이”라고 했다. 총선 상황에 대해 “어려운 상황이니까 제가 불려 나온 것 아니냐”고 반문한 한 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따라가는 과정이었고, 지금 저는 해볼 만한 승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터뷰는 이날 점심 무렵 경기 구리의 한 카페에서 이뤄졌다. 약간 쉰 목소리의 한 위원장은 “별도로 식사 시간을 잡으면 유권자를 만날 시간이 한 시간 정도 줄어든다”며 양해를 구한 뒤 아이스 커피와 간단한 제과류로 배를 채우며 인터뷰에 응했다. 흰 셔츠엔 색이 바랜 노란 얼룩이 군데군데 묻어있었고, 지지자들과 악수하느라 생긴 오른손등의 상처엔 반창고를 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진구 자양동에서 김병민 광진구갑·오신환 광진구을 국회의원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남은 기간 선거 전략은. A : “중요한 건 끝까지 일관성 있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민께서 말씀하신 부분을 어떻게든 반영하고 반응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사기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와 막말 논란 빚은 김준혁수원정 후보를 왜 처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민주당은 경기도 판세를 언급하며 ‘며칠 사이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건 게임을 하는 것이지, 정치가 아니다.” Q : 장예찬ㆍ도태우 후보의 공천 취소와 비교하는 것인가. “내부 반대를 뚫고 그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저도 상처 많이 받았다. 그분들은 야권 논란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전 일이고, 반성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내가 공천 취소를 판단한 것은 국민이 정해준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저쪽은 국민 말씀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Q : 유세마다 김준혁ㆍ양문석 후보를 집중 겨냥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모범 국회의원에게 주는 백봉신사상을 받은 박광온 의원 대신 자신을 정조대왕에 빗대 아부한 김준혁 후보를 공천했다. 역사학자란 사람이 여성 혐오와 말도 안 되는 역사관을 떠드는데, 이건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라 민주당이 김준혁의 역사관을 따를 것이냐의 문제다. 양문석 후보는 ‘어디 멀쩡한 사람을 사기꾼으로 모느냐’고 한다. 국민을 협박하는 거다. 만약 우리 당에 그런 형사범죄가 드러났으면 민주당은 특검하자고 했을 거다. 그런 사람을 정리하지 않는 것이 지금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Q : 총선 결과 어떻게 예상하나. “참고 자료마다 굉장히 편차가 커서 확답하기 어렵다. 여론조사 표본이 적고 응답률 등을 고려하면 정확성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다. 여론조사를 폄훼하는 게 아니라, 결국은 투표장에 얼마나 나가느냐가 진짜 관건이다. 우리는 언제나 쫓아가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저도 불려 나온 것 아닌가. 저는 해 볼 만한 승부라고 생각한다.” Q : 개혁신당 등과 보수 단일화 가능성은. “선거 공학적, 기술적 문제다. 명분이나 국민에 대한 약속도 고려해야 한다. 여러 가지 상황을 잘 살필 것이다. 일도양단해서 말하지 않겠다.” Q : 조국혁신당이 선전하고 있다. “제가 분석할 문제는 아니지만, 지속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지금껏 발전해 온 기본 정신과 가치에 반한다.” Q : 조국 대표는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를 초현실적으로 희화화하고 있다. 그분은 자기 일가가 중한 죄를 지었다는 걸 부인하지 않는다. 자기들 죄를 경감받으려고 의견서를 내고, 자백하고 선처를 바랐다. 적어도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하면 이야기가 된다. 근데 죄가 다 맞는데 사적으로 복수할 거란 명분을 내세워 정치하는 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능한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중랑구 망우동에서 이승환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한 위원장의 입이 거칠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야기다. 이미지를 아끼고 그럴 생각이 없다. 저는 이재명이나 조국처럼 자기 영업이나 구명을 위해 정치하지 않는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대의가 있다. 최전선에서 진흙밭에 구르듯 싸우는 게 지금 제가 할 일이다. 이 때문에 모든 공격도 다 저한테 집중되는데, 그 상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감수하겠다.” Q : 집권당의 ‘야당 심판’ 논리가 궁색하단 지적이 있다. “정부가 2년간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했다. 편중외교로 파탄 났던 한ㆍ미ㆍ일 공조 회복, 원전 생태계 복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야당에 여러 번 발목을 붙잡혔다. 특히 윤석열 정부 2년간 특검이니, 탄핵이니 외치며 모든 걸 다 반대했다. 사실상 의회 독재를 일삼았다. 이에 대한 심판도 받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대다수 선량한 시민과 범죄자 세력 간의 전쟁이다.” Q : 그래도 정부 견제론이 높다. “정부는 견제받아야 마땅하다. 저도 불편한 지점이 많다. 이종섭 전 주駐호주 대사나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등의 거취 문제를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처럼 저는 불만이 있으면 그걸 해결하는 통로가 돼 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말초적인 사적 이익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실상 정부를 전복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범죄 연루자의 개인적 소망을 해결해주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이 그걸 감당해야 하나.” Q :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A : “일종의 출정식이다. 먼저 투표한 적극 지지층이 주변에 투표를 독려하면 우리 기세가 살아날 수 있다. 우리는 254명 지역구 후보 전원이 다 사전투표한다.” Q :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보수 정당에 불리하지 않은가. A : “그게 오히려 지금까지 보수 정당의 약점이 돼 왔다. 지지층이 사전투표를 안 하니까,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대를 보며 조바심을 느끼고 뒤따라가는 느낌이 된다. 그러면 신나게 투표하기 어렵다.” Q : 의대 증원 문제는 총선 전에 풀 수 있을까. A : “쉬운 문제라면 20여년 간 단 1명도 증원을 못 하진 않았을 것이다. 총선에서의 이익과 결부시켜 스케줄을 일부러 맞추는 건 좋은 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Q : 중재자를 자임했는데. A : “의사 증원은 의료개혁의 작은 틀 중 하나다. 방향성도 바르다고 본다. 필수 의료 인력 증원은 정말 대다수 국민의 의견이지 않은가. 저는 증원 숫자를 포함해 유연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계속 밝혀왔고, 의사들도 만나서 대화했다. 국민 건강과 관련된 것이기에 여러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강력하게 요청했던 것이다. 일단 대화의 물꼬는 트였다고 생각한다.” Q : 총선이 끝나도 계속 정치할 것인가. A : “그렇다. 정치는 공공선의 추구다. 저도 용기 내기로 결심했고, 그 끝에 뭐가 있는지 가 볼 생각이다. 선거 끝나고 제가 유학 갈 것이라고 마타도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도 나이가 오십이 넘었다. 어디 가서 공부할 나이보다는 그간 준비한 것을 가지고 시민을 위해 봉사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민우 정치부장,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J-Hot] ▶ 아내는 中공산당 딸? 월세 살다 부회장 된 男 비밀 ▶ 이광재 49% 안철수 43%…김병욱 46% 김은혜 42% ▶ "너무 개념없다"…채영·전소미 속옷 노출, 무슨 일 ▶ 김재규 총 쏘자마자 떴다…박정희 양아들 누구 ▶ 꼬마 요리사 노희지, 송하윤 학폭 연루설에 "나 아냐"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기정 kim.kije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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