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광주 동구 충장로 우체국앞에서 광주지역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3.15/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서울·광주=뉴스1 노선웅 이밝음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광주를 찾아 "최근 공천 과정에서 광주 5·18 민주항쟁 관련 이슈들이 있었다"며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국민의힘이 민주화 항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로 존중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광주실감콘텐츠큐브GCC 입주기업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저희는 그 입장을 견지할 거란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 지역 공천을 취소했다.
공관위는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관위는 도 변호사의 막말 논란 관련해 기존 공천 결정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한 위원장이 광주행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돌연 번복, 취소하면서 5·18 관련 단체 등 성난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이에 올해 두 번째로 광주를 찾은 한 위원장이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를 할 것인지를 두고 많은 관심이 모였다. 이런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직접 이를 언급한 것은 관련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며 민심을 달랬다. 그는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여야 공동으로 헌법 수록을 명시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우리 입장이 그것인 건 분명하다"며 "김 위원장이 특별히 말씀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당연히 우리 입장은 그것이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고 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GCC 입주업체 간담회에선 전남 순천에서 물가 안정책 등 정책적 지원을 내놓은 것과 마찬가지로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민원을 듣고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한 위원장은 한 스타트업 관계자가 인공지능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 주 52시간제 등의 문제로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 데 대해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방지책이 있는 범위 내에서는 유연화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IT 등 업종 특성에 따라서 일이 몰릴 때는 연장근무나 충분하게 가능하게 하는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관계자가 수도권으로 청년 인력이 유출되는 문제가 있다고 제시한 데 대해선 "개별적인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노동의 문제도 이런 작은 현장에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저는 여러 가지 위험성이 있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걸 좀 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간담회를 마친 한 위원장은 박은식·양종아·김윤 등 광주지역 후보들과 함께 광주 충장로 거리 인사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자 후보들과 충장로우체국 앞 계단에 올라가 호남 민심에 대한 구애를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우리 국민의힘은 광주 5·18 민주화 항쟁 정신을 존중하고 이어받겠다는 선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며 "그렇지만 그것이 민주당을 지지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저희가 더 열심히 하고 구체적인 광주 시민의 삶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솔직히 말해 오늘 제가 광주에서 호남에서 홀대받을 것을 각오하고 왔다. 저는 그것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진짜 광주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근데 이렇게 많이 모여주셨고 박수쳐 주고 계신다. 여러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전남에 이어 광주 일정을 마무리한 한 위원장은 전북 전주로 이동해 청년 간담회와 거리 인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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