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성 상납 발언이 국민의힘 후보 입에서 나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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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후보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인 김활란 총장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준혁경기 수원정 후보가 2년 전 유튜브에서 한 발언이다. 저질스러운 성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발언이 국민의힘 후보 입에서 나왔다면 지금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야당과 좌파단체들의 총공격은 물론이고 보수층에서도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보수층은 그간 선거에서의 학습 효과로 성 문제가 표심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잘 안다. 보수 진영은 그간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민주당 인사의 성 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내로남불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먼저 “당장 후보 자르라”고 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난교’ 발언이 문제가 된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김준혁 후보는 며칠동안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버텼다. 김 후보는 결국 여론에 떠밀려 2일 밤 사과문을 냈지만, 그는 이날 낮까지만 해도 “민주당 후보들 죽이기에 나선 보수 언론과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역사학자’라는 김 후보 발언의 역사적 근거도 희박하지만 역사학계의 문제제기도 들리지 않는다. 김 후보가 근거로 든 논문 ‘한국전쟁과 여성성의 동원’2005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영어를 할 줄 아는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이 모윤숙이 주도한 사교 클럽에서 활동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 논문 저자도 해방 정국 당시 사교 클럽에서의 여성 역할을 두고 “직접적인 성적 유흥을 제공하지 않았을지라도...”라고 썼다. 그런데도 김 교수는 ‘성접대’라고 단정했다. 국민의힘 후보가 이랬다면? 전국의 역사학자들이 “사료史料 교차 검증의 기초도 모른다”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반납하라”며 들고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를 정조正祖에 빗댄 김 후보가 공천장을 받을 때부터 지금까지 학계는 조용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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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원선우 기자 s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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