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윤·한 회동, 갈등 쳇바퀴 멈추고 정국 돌파구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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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한다. 여권 수뇌부가 모두 한데 모인 것은 여당 전당대회 다음날인 7월 24일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회동도 개최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초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추석 연휴 뒤로 미뤄진 것인데,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과 사전 협의 없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꺼낸 탓이 컸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한 대표를 빼고 일부 친윤계 최고위원 등을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최근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친윤계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하는 이미지를 쌓으려 한다고 비난하고, 한 대표 측에선 자신들이 굳이 갈등 상황을 만들 이유가 없다며 상대를 의심하고 있다. 한동훈 체제 출범 후 긴장과 갈등 조짐을 엿보인 당정 지도부 간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번 회동에서 여권은 의료개혁을 둘러싼 내부 이견을 해소하고 의정 갈등의 출구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이탈한 지 7개월이 흘렀지만, 의사들이 증원 철회 요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인내심이 한계를 넘고 있다. 다행히 추석 연휴에 우려했던 의료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의료취약 지대의 응급 체계는 붕괴 직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금은 여권이 의료계에 백기투항을 요구하며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니다. 무엇보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 유인책을 마련하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해법으로 2026학년도 입학 정원 재검토를 제시한 상태인데, 이것으론 부족하다는 지적도 유념해야 한다. 한 대표는 의료계 내부 의견도 고려한 현실적 대안을 강구해 공식 제안하기 바란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뜻이 자신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대승적으로 판단하는게 바람직하다.
여권 내부에선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를 회동에서 짚고 넘어가야 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명품백 사건에 화난 여론을 누그러트리기 위해선 김 여사의 공개 유감 표명과 제2부속실 설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만남이 당정관계의 기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동이 민심 회복의 전기가 되지 못한다면 앞으로 특검 재의결 표결 때 여당 내 이탈표가 나오면서 여권 전체가 분열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회동을 통해 낮은 국정지지율을 반전시킬 계기를 찾지 못하면 남은 임기 후반부 국정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국정의 거대한 수레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동반자 관계다. 두 사람의 지지율이 동시에 떨어지는 현상이 공동 운명체임을 방증하고 있다. 그간 윤 대통령은 "늘 국민은 옳다"고 말하고 한 대표 또한 "국민 눈높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생각을 실천에 옮길 때다. 갈등의 쳇바퀴를 멈춰 세우고 정국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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