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퇴직자 3억 명퇴금 챙겨준 농협…중징계 10명에 28억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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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전경. 농협 제공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농협중앙회가 재직 당시 직장 내 성희롱으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퇴직자에게도 수억원대 퇴직금을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농협 및 자회사의 명예 퇴직자 10명은 중징계를 받았음에도 총 28억 원가량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경제지주 A직원은 2021년 3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정직 3개월 처분됐다. A씨는 2022년 12월 명예퇴직과 동시에 3억 300만 원의 퇴직금을 수령했다. 농협은행 B직원은 2021년 7월 자녀학자금 부당청구 및 수령으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2021년 12월 명예퇴직하며 퇴직금으로 1억 3000만 원을 수령했다.
앞서 지난 2020년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유관단체를 대상으로 명예퇴직수당 지급 관련 규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권익위는 권고에서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들이 중징계를 받은 전례가 있거나 금품·향응수수, 횡령, 성폭력,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승진 제한 기간에 포함된 직원에게 명예퇴직 수당 지급 금지를 명문화하라고 했다.
하지만 농협은 현재까지 중징계 전례가 있는 직원이나 승진 임용 제한 기간 중인 직원에 대한 명예퇴직수당 지급대상 제외 규정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다 권익위는 정직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에 대해서도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권고한 바 있는데, 농협은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도 40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도 농협은 권고안에 따른 규정안을 개정하지 않고 정직 기간 직원에게 기본급의 70%를 지급하는 상황이다.
문 의원이 국회 농해수위 소관 공직유관기관을 분석한 결과 2024년 8월 기준 43개 기관 중 41개 기관이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규정을 갖추고 있었으며, 농협과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2곳만이 관련 규정을 개정하지 않았다.
문 의원은 "성비위, 금품수수, 예산 부당집행 등 각양각색의 비위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거액의 퇴직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과연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권익위 권고도 무시하는 농협의 무책임한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의 피땀이 서려 있는 소중한 자금이 무분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춰 하루빨리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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