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역 군인 매수, 한미훈련 정보 빼낸 중국인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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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장병 사용 오픈채팅방에 접근
포섭된 병사, 국방망 게재된 자료 전달
“윗선이 중국군 소속이라고 해” 밝혀
간첩죄 적용 제3국 확대 필요성 지적

현역 군인을 포섭해 군사기밀과 비공개 자료를 수집해 온 중국인 일당 중 행동책이 지난달 말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역 장병들이 참여한 오픈채팅방에 잠입해 현금 등 대가를 제시하며 군사기밀과 비공개 자료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게 포섭돼 군 인트라넷에서 한미 연합연습 관련 정보 등 비공개 자료를 제공한 전방 부대의 한 육군 병사도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군 장병인 척 접근… “기밀 주면 돈 줄게”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군방첩사령부는 지난달 29일 제주에서 한국군 기밀 탐지 및 수집 조직의 일원으로 행동책인 중국인 A 씨를 체포해 현재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A 씨는 조직 총책의 지시를 받고 자신들에게 기밀을 제공 중인 인물을 만나 기밀 제공의 대가를 건네기 위해 제주에 왔다가 현장에서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 씨는 수도권의 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가운데 방첩사를 오가며 수사를 받고 있다. 방첩사는 A 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이들 일당에게 기밀이나 비공개 자료를 넘긴 현역 장병이 얼마나 있는지는 물론이고 중국에 있는 조직의 실체, 국내에 있는 조력자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A 씨를 포함한 중국인 일당은 지난해 초부터 현역 장병이나 장교 지원자 등이 주요 멤버로 군 생활 등과 관련한 소소한 정보를 주고받는 오픈채팅방에 자신들도 현역 장병인 척하며 잠입했다. 이후 오픈채팅방 멤버 프로필을 살펴본 뒤 일대일 대화를 걸어 가벼운 대화로 경계를 무너뜨린 다음 군사기밀을 건네주면 금전 등의 대가를 제공하겠다며 포섭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양구군에 있는 모 부대에서 복무 중인 한 병사도 이들에게 포섭된 뒤 스파이 카메라 등을 부대에 반입해 국방망인트라넷에 게재된 한미 연합연습 진행 계획 등 내부 자료를 촬영한 뒤 수차례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방첩사는 이 병사가 금전적 대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사는 비인가 휴대전화도 부대 내에 몰래 반입해 내부 자료를 촬영하는 데 활용했다고 한다. 다만 이 병사가 넘긴 비공개 정보 중 군사기밀로 분류되는 정보는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첩사는 이 병사 외에도 이들에게 기밀 등을 제공한 장병이 더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中 정부 연관 가능성도… “간첩죄 적용 확대 시급”
수사당국은 이들이 중국 정부와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 있는 총책이 군 장병들을 포섭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중국군에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 한국 군사기밀 탈취를 설계 및 총괄하는 조직이 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국가정보원과 방첩사 등 수사당국은 이번 위장 수사 과정에서 중국인 일당이 기밀이나 군사상 비공개 자료를 받은 뒤 그 대가로 금전을 건네기 위해 국내에 있는 중국 동포 등을 동원한 증거를 확보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도 곧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 외에도 중국인이 안보를 위협하는 사건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을 보다 엄격하게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북한을 넘어 중국 등 제3국까지 확대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7월엔 국군정보사령부 군무원이 중국 정보요원에게 포섭돼 블랙요원 신상정보를 비롯한 2급 군사기밀을 대규모로 넘긴 사건이 알려졌지만 기밀 유출 상대가 중국인이어서 간첩죄를 적용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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