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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공천, 수치로 확인···"비윤 씨 마른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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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20회 작성일 24-03-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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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기사 많이 난 ‘찐윤’ 의원 공천율 97.8%
비윤 김웅 의원 “초자연적, 비과학적 공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철규 국민의힘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달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철규 국민의힘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이 지난달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될수록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점이 수치로 나타났다. 친윤 키워드가 포함된 보도에 100회 이상 등장한 ‘찐윤’ 의원은 97.8%가 공천을 받았다. 게다가 이들 중 상당수는 경선 없이 공천장을 받았다. 이에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동훈 비대위와 공관위의 공천 심사 공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친윤 공천을 위해 “비윤들의 씨를 말리고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경향신문은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친윤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인 윤석열 대통령의 대권 도전 출정식날2021년 6월29일부터 6일까지 ‘친윤 OOO’이라는 키워드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지역구 공천 신청자 101명을 전수조사했다. 불출마 등으로 공천을 아예 신청하지 않은 장제원·김웅·김희국 의원은 집계에서 제외됐다. 구분을 위해 친윤 키워드 포함 보도횟수에 따라 100회 이상45명, 50~99회20명, 25~49회25명, 0~24회11명 등 4그룹으로 나눴다.



그 결과 친윤 키워드 포함 보도 횟수가 100회 이상인 의원 45명 중 공천을 받은 의원은 44명97.8%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관계자 권성동·정진석·윤한홍·이철규 의원은 물론 홍위병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친윤 초선 배현진·박수영·유상범·강민국 의원 등이 포함됐다. 공천을 받지 못한 의원은 ‘친한동훈친한계’ 구자룡 비대위원과의 경선에서 패배한 조수진 의원 1명탈락률 2.2%에 불과했다. 이들 중 경선도 없이 컷오프 된 의원은 단 1명도 없다.

이 그룹의 또다른 특징은 100회 미만 보도된 의원들에 비해 경선이 필요 없는 단수공천율이 크게 높다는 점이다. 그룹별 단수공천율우선공천 포함은 100회 이상 66.7%, 50~99회 40%, 25~49회 32%, 0~24회는 0%다. 친윤 보도가 많을 수록 단수공천율이 높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반면 친윤 키워드가 포함된 보도가 25회 미만인 의원 11명은 단수공천율이 0%로 나타났다. 경선 패배, 중도 불출마를 포함한 탈락률은 72.7%로 모든 그룹 중 가장 높았다. 공천을 받은 경우는 경선에서 승리한 3명뿐이었다. 이 그룹에는 친윤으로 분류되지 않는 이태규·이명수·최승재 의원 등이 포함됐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태규 의원은 단수공천을 받지 못한 채 경선에 올랐다가 패배했고, 계파색이 옅은 이명수·최승재 의원도 공천을 신청했다가 중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1월29일 국회에서 22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이 1월29일 국회에서 22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윤 공천이 현실화되면서 공천 막판 친윤·비윤 간 갈등도 본격화됐다. 핵심 지역은 경기 하남이다. 국민의힘은 전날 보수색이 상대적으로 짙은 하남갑에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용 의원의 3자경선을 결정했다. 하남에서 오랜 기간 당협위원장을 역임했던 오세훈계 이창근 전 당협위원장은 경선에서 배제됐다. 대신 하남을로 재배치될 것이 유력하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을 자리 만들어주기 위해 그림을 그린 것 아닌가”라는 해석이 나왔다. 친윤 공천을 위해 일부러 경쟁력 있는 후보를 옮겼다는 것이다.

유승민계인 유경준 의원도 서울 강남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유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당에 대한 기여가 적지 않고 여론조사에서도 자신이 앞선다며 “시스템 공천을 자부했던 공천관리위원회가 정량적 지표에 근거하지 않은 의사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유 의원을 끈질기게 반대한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비윤계는 씨를 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친윤색이 옅은 이채익·안병길·류성걸 의원 등도 당의 결정에 의문을 표했다. 안 의원은 부산 서·동에서 컷오프, 이 의원과 류 의원의 지역구는 국민추천제 지역으로 분류됐다. 안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공천에서 배제될 만큼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공천배제 결정을 한 공관위의 판단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류 의원도 이날 공관위 결정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당사를 찾았다.

공천에서 배제된 이들의 친윤 보도 수치는 낮은 편이다. 친윤 키워드가 포함된 보도 횟수는 유경준 의원이 35회, 안병길 의원이 32회, 이채익 의원이 31회, 류성걸 의원이 23회 등으로 순위를 매길 경우 모두 80위권 밖이다. 반면 이용 의원은 662회로 9번째로 친윤 보도 횟수가 많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자랑해온 시스템 공천이 친윤들에게 유리하도록 설계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비윤인 김웅 의원은 이날 SNS에서 “이것은 이성과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이고 비과학적인 공천”이라며 “민주당은 공천을 찢고 우리는 공천을 누르고”라고 비판했다. 당의 친윤 주류가 찍어누르기식 공천을 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한 초선 의원도 기자와 통화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것 같다”며 “누군가의 기획이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나”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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