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재개발 추진?" 元 질문에 "기억 안나" 체면 구긴 李 > 정치기사 | politics

이재명·원희룡 인천 계양을 TV토론회;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이름 놓고 신경전;李 "본인은 외웠나" 元 "수차례 만나";서로 "계양 위해 뭐 했나" 성과 공방도

제22대 총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부천시 OBS 경인TV에서 열린 후보자 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회사진기자단

[서울경제]

제22대 총선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 간 첫 TV토론회에서 때 아닌 ‘아파트 이름 맞추기’ 퀴즈가 펼쳐졌다. 원 후보가 “계양을에서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이름을 대보라”고 묻자 이 대표는 “못 외웠다”고 말해 체면을 구겼다.

원 후보는 2일 방영된 계양을 선거구 TV토론회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재개발·재건축 공약과 관련해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그 동안 하신 게 없고 사업성도 없어 되겠냐고 하는데,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지구나 아파트 이름, 그들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아파트 이름을 구체적으로 외우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다”며 “서운동 일대라든가 이런데 재개발 지역은 많은데, 이름은 못 외웠다”고 답했다. 원 후보는 “하나만 대보시라”고 재차 물었다. 이에 이 대표가 “아니 지금 뭐 기억이 안 난다는데, 본인은 외워뒀나 본데”라고 발언하던 중 원 후보는 “관련자들을 수차례 만났다”며 말을 끊었고, 이 대표는 “방해하지 말라. 발언하는데 방해하고 끼어들고 그러는 게 아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측은 “지역을 위해 한 게 뭐냐”며 서로의 성과를 깎아내리며 입씨름을 이어갔다. 원 후보는 이 대표가 현역 시절 업적으로 내세운 계양테크노밸리 조성과 관련해 “이 대표가계양테크노밸리의 광역교통대책, 좋은기업 유치 등 얘기를 하는데, 미래도시개발 및 계양신도시의 주무부서는 국토부이고 주사업자인 LH도 국토부와 업무협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 대표와는 관련 사안을 협의한 사실이 없는데 무엇을 했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계양테크노밸리 착공식 때 안 왔죠?”라고 반문하며 “인천시에서 공업단지 물량을 확보해야 첨단산업단지 지정이 가능하다. 국토부 혼자서 다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인천시에 물량확보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계양테크노밸리 도시첨단산업단지 지정을 동부권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상대 후보의 질문시간”이라는 사회자의 만류에도 “상관없다”며 원 후보를 향해 “계양테크노밸리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며 되물었다. 그는 “계양 발전은 수도권정비계획법, 개발제한구역 규제 등 여러 요소로 막혀있는데, 장관 시절 계양을 위해 하나라도 연구해본 게 있느냐”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국토부 장관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한국 대표로, 여기 회의에 가서 김포공항과 전국 공항 주변의 고도제한을 낮출 수 있는 안을 제시했다”며 “현재 당사국들의 비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린벨트는 수도권 100만평 외에 지자체가 제한 없이 풀 수 있도록 제도를 다 고쳐 놨다”며 “앞으로 계양역세권, 계양신도시, 탄약고가 있는 귤현동을 묶어 국책사업을 추진해 개발제한구역을 획기적으로 풀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양측의 명확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이번 총선의 의제를 ‘정권심판’으로 설정한 이 대표는 “원 후보 같은 분이 국회로 되돌아가면 국민의힘 힘을 받고 현 정권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원 후보는 “이 후보가 한 모든 공약도 대부분 국토부와의 협력, 나아가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여당의 승리로 정부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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