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틱톡서 난리 김정은 찬양가 국정원 직접 차단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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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북한 매체가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한 뒤 틱톡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찬양 가요 친근한 어버이에 대해 국정원이 차단 조치에 나섰다. 북한의 선전 가요는 그간 많이 유포됐지만, 국정원이 직접 차단까지 나선 건 이례적이다. 최근 해당 영상이 무분별하게 국내외로 퍼져 나가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선전 가요 ━ "정보통신망법상 차단 요건 해당" 국정원 관계자는 10일 중앙일보에 "국정원은 친근한 어버이 영상이 정보통신망법 제44조 7불법 정보의 유통 금지 등가 정한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국내 접속 차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망법은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유튜브에 친근한 어버이를 검색하면 해당 노래를 손쉽게 들을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조만간 방심위 의결 등을 거쳐 접속 차단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앞서 국정원은 지난해 6월에도 평양에 사는 유미 등 북한을 노골적으로 홍보해온 유튜브 채널 3개를 국내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친근한 어버이는 지난달 17일 북한판 뉴타운 사업으로 불리는 화성지구 2단계 살림집 준공식 기념 공연에서 처음 발표됐다. 노래하자, 김정은. 위대하신 영도자. 찬양하자, 김정은이라는 가사로 시작해 전형적으로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선전 가요 ━ 과장된 표정으로 엄지 척 눈길을 끈 건 빠른 비트와 속도감 있는 화면 전환, 그리고 등장인물의 과도한 액션으로 가득 찬 뮤직비디오였다. 김정은은 수많은 학생과 아이에게 둘러싸여 환하게 웃으며 이들을 안아준다. 이어 조선중앙TV의 간판 앵커인 이춘히를 비롯한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감격한 표정으로 엄지를 치켜들고, 고려항공 승무원들은 활주로에서 환호하며, 수술실의 의사들까지 무리 지어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은 최근 각 도·시·군당 위원회의 선전 담당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 노래의 합창 경연을 열기도 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선전 가요 친근한 어버이는 참신한 연출을 통해 북한의 MZ 세대를 겨냥하는 한편 선대의 후광을 지우고 김정은을 어버이로 추앙하도록 선동하는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노래 제목부터 과거 김정일 찬양가였던 친근한 이름을 대체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김정은은 올해 들어 선대의 통일 유훈까지 부정하며 자신만의 리더십 공고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의미도 모르고 무차별 소비 문제는 이런 노골적인 김정은 찬양가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유행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틱톡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선 이 노래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챌린지 영상까지 등장했다. 친근한 어버이 노래에 한국 아이돌의 안무를 추거나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 앨범을 날려버릴 정도"라는 반응도 있다고 한다. 최근 틱톡에서 북한의 선전 가요 영국 BBC는 지난 6일현지시간 왜 북한의 최신 선전 가요가 틱톡에서 히트를 쳤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자신도 이 노래가 틱톡에서 인기를 끌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귀에 쏙쏙 박힌다, 24시간 내내 머릿속에 있다, 그래미상을 받아야 한다 등 반응이 있다"고 소개했다. BBC는 그러면서 "많은 이용자는 이 노래가 미국을 괴멸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유엔 제재를 위반하며, 탄도미사일을 여러 차례 쏜 인물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이라는 걸 모른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국정원이 차단 방침을 밝혔지만, 이는 국내 이용자만 대상으로 한다. 해외 이용자에 대해선 손쓸 방도가 사실상 없다는 지적이다. 통일부 당국자도 지난 9일 "외국에서 자연스럽게 친근한 어버이 영상이 확산하는 현상에 대해 정부가 평가하기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주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불법적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는 북한 정권에 대한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선전가요를 소비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해당 뮤직비디오에는 일본 소니 마크가 있는 헤드폰을 비롯해 고가의 일본 악기가 그대로 노출됐는데, 대북 사치품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보란듯이 무시하는 셈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J-Hot] ▶ 90% 치매 걸린다고? 수면 중 발차기 위험한 이유 ▶ "주위에 말하세요" 23만명 끄덕인 이혼 뒤 잘 사는법 ▶ 피 토해도 "아빤 잘 있어"…55세 아빠가 남긴 유서 ▶ 제자와 성관계 여교사, 재판중 다른 학생 아이 임신 ▶ 김스타·장시호 불륜설…"다 거짓말" 檢 수난시대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현주 park.hyunju@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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