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핵관도 못한 김종인 모시기, 명태균이 열흘 만에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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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잇단 폭로로 여권이 휘청대고 있다. 그 파괴력이 큰 건 명씨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자택과 코바나콘텐츠를 수차례 방문했다던 명씨는 거짓말 논란이 일자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긴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이런 파일을 2000장 갖고 있다는 게 명씨 주장이다. 한때 경남 창원 일대에서 “사기꾼”이란 소리까지 들었다는 그가 어떻게 보수 진영 핵심부로 침투할 수 있었을까.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인 명태균씨. 페이스북 캡처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만난 김영선 전 의원은 명씨가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맺는데 결정적 발판이 됐다. 김 전 의원을 통해 김종인ㆍ이준석 등 보수 진영 유력 정치인과 관계를 맺었다. 2021년 6월 치러진 전당대회 직후엔 유력 대선 주자이던 윤 대통령 및 김 여사와도 인연을 맺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전당대회 직후 명씨는 윤 대통령 측에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내부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방침을 정한 윤 대통령 측은 주호영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사전 접촉까지 마쳤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정작 이준석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되자 다급해졌다. 신임 당 대표와 친분을 쌓을 방법을 수소문하던 중 복수의 측근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 핵심 측근 모두 김 전 위원장과 다리를 놓는 데 실패했다고 한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게 김영선 전 의원이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윤 대통령 지인은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자주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 여사는 선산 김씨 종친인 김 전 의원을 ‘언니’라고 호칭할 정도였다”며 “김 전 의원이 ‘김종인·이준석을 한 방에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며 명씨를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씨를 데려온 지 열흘 만에 실제 두 사람을 만나는 등 묵은 과제가 해결됐다”며 “당시 명씨의 위상이 높아지자 ‘윤핵관’들이 명씨를 ‘사기꾼’이라고 하는 등 캠프 내에서 기 싸움도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2021년 11월 15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석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김동연 전 부총리, 윤 후보, 김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스1
당시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전언은 또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장이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명씨가 윤 대통령과 안 후보 간 1차 단일화 협상 때 메신저였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메신저로서의 확실성을 담보하기 위해 명씨에게 윤 후보의 확인 통화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다음 날 윤 후보로부터 전화가 와서 통화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윤 후보의 절실함이 느껴지지 않았고, 명씨에 대한 윤 후보의 신뢰도 그렇게 강한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단일화를 위한 첫 번째 만남 시도는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 이준석 의원과 멀어지며 명씨와의 관계도 자연스레 단절됐다고 한다. 다만, 김 여사는 이후에도 명씨와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결과적으로 공천 개입 의혹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리스크가 됐다.
명씨 관련 의혹은 확산할 조짐이다. 21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엔 명씨 관련 의혹을 처음 폭로한 것으로 알려진 강혜경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명씨는 무릎 질환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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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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