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인천 계양구 박촌성당에서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독자 제공 2024.3.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이 2년 전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던 이재명 고립 전략을 다시 한번 들고나왔다. 지난 지방선거 승리 공식을 통해 총선에서도 승리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경인일보 의뢰로 지난 1~2일 인천 계양을21대 총선 선거구 기준 18세 이상 유권자 50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45.2%,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41.6%로 조사됐다. 두 후보 간 격차는 3.6%포인트p로 오차범위±4.35%p 내다.
이번 조사는 이 대표의 공천으로 명룡대전이 확정된 2일을 포함해 실시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앞서 시행된 여러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후보가 확정된 이후 오차범위 내 접전을 기록하며 향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여권의 대권주자인 원 전 장관이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험지인 인천 계양을로 출마하면서 기대한 이재명 고립 전략이 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는 2년 전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할 당시에 사용됐던 전략이다. 당시 이 대표는 텃밭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전국 선거를 지원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여권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연일 비판하고,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이재명 공략에 나섰다.
여권의 이재명 때리기는 성공을 거뒀다. 선거를 약 일주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당시 여당 후보인 윤형선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결과가 연이어 발표됐다.
이 대표와 야당 지도부는 전국을 돌며 막바지 표심잡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인천 계양을에 총출동, 이 대표 선거를 지원하며 사실상 인천 계양을에 고립됐다.
선거 결과 이 대표는 자신의 보궐선거에서는 10.49%p차이로 승리했지만, 서울·인천시장을 비롯해 전국 다수 지역에서 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공천을 이재명 사천이라고 비판하고, 이 대표에게 1대1 토론을 제안하는 등 압박에 나서는 것도 이재명 고립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 고립은 야권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 대표 원톱체제가 강화되고, 이 대표를 제외하고 전국 선거를 지원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인천에 고립되면 다른 지역의 선거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ARS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7.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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