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집 꺾은 홍준표, 폭우골프 사과…與 윤리위 징계에 영향 줄까 > 정치기사 | politics

‘폭우 속 골프’로 물의를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논란이 일어난 지 사흘만인 19일 결국 고개 숙였다. 그간 ‘잘못 없다’고 주장한 홍 시장은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징계절차 개시 여부 건을 상정하자 갑작스레 사과에 나선 것이다. 홍 시장의 사과로 윤리위 심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 시장은 19일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우 속 골프’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또한 원칙과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홍 시장은 골프 친 당시 대구에 비가 내리지 않은 점, 재난대응 매뉴얼에 위배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홍 시장은 전국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잇단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전 11시30분께부터 대구 팔공CC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치다가 1시간여 만에 중단한 바 있다.

이에 홍 시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홍 시장은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다”, “비상근무를 지시한 적 없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 진상조사에 나섰으며, 당 윤리위는 전날18일 ‘홍 시장 수해 시 골프논란 관련 징계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직권 상정했다. 이에 홍 시장은 바로 다음 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에 나섰다.

홍 시장의 사과에 윤리위 징계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잇단 설화로 물의를 일으킨 태영호 의원이 윤리위 심의를 앞두고 최고위원직을 자진사퇴해 징계 수위가 낮아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 윤리위원은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홍 시장이 사과함으로써 윤리위 징계 심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윤리위원은 “사과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을 똑같이 취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징계 수위에 대해서는 윤리위 논의 후 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 윤리위는 오는 20일 오후 4시30분 홍 시장 징계절차 개시 여부의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