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 측에 Made in KOREA 포탄 떨어지면"…50만발 수출...
페이지 정보
본문
미국 사용 약속에도 우크라 제공 가능성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정부가 50만발 규모의 155mm 포탄 대미 제공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업체인 ㈜풍산이 생산한 포탄에 박힌 Made in KOREA 표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안보 소식통은 22일 "한국 정부가 155mm 포탄과 관련해 최종 사용자는 미국이란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와 대통령실도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3월 말 전격 경질된 김성한 안보실장의 경우도 이 문제를 걱정하면서 대책을 외교 및 군 관계자들과 논의했다"며 "미국이 한국 대통령실을 도·감청한 내용 중에도 155mm 포탄의 우크라이나전 사용 관련 부분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 측도 이와 관련한 한국 측 동향 파악에 집중했기 때문이란 얘기다. 소식통은 "안보실은 제조업체인 풍산 측에 한국산임을 식별할 수 있는 표기를 지우는 방안까지도 타진했다"며 "하지만 업체로부터 제품관리 등에 필수적인 로트LOT 번호나 생산주체 표식 없이 생산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생산해 놓은 제품의 경우도 안전상의 문제 등으로 손대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민은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러시아가 한국산 포탄이란 물증을 내세워 위협이나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소식통은 "만약 한국산 포탄이 사용될 경우 불발탄 등을 통해 러시아는 즉각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러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한국 정부로부터 155mm 포탄 10만발을 구매했고, 올 2월에도 10만발 추가 수출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우크라이나전에 살상 무기는 지원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50만발 대여방식을 제안해 이를 한미가 추진 중이다. 미군이 자체 생산#x22c5;보유한 155mm 포탄을 우크라이나전에 우선 투입하면 한국의 생산#x22c5;제공분을 비축탄으로 체워 넣는 방식이다. 대여방식이라 소유권이 한국에 있다는 주장이 가능하지만, 미군이 우크라이나전에 사용한다 해도 이를 강제하거나 규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정부 안팎의 판단이다.
포병 부대장을 지낸 한 예비역 장성은 "특히 1970년대 주한미군이 비축했다가 2008년 한국에 제공한 워사WRSA-K 포탄의 경우 미국산이기 때문에 우크라이전 사용에 미국 측이 부담을 덜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번 포탄 제공이 비축탄 관리나 방산수출 등에서 상당한 실익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사탄을 포함해 수십년 동안 보관 중이던 노후 포탄을 미국 측에 주고 한국 업체가 생산한 새 물품으로 반환받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자칫 러시아 측을 자극해 푸틴이 한국에 대한 제재에 나서거나 북한에 첨단 무기를 제공하는 보복행위를 벌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과정에서 거듭 밝힌 살상무기 지원 불가 입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점도 정부의 걱정을 키우는 대목이다. yjlee@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링크
- 이전글단돈 1원 코인도 국회의원 재산공개에 포함된다종합 23.05.22
- 다음글후쿠시마 시찰단 첫 일정…한·일 기술회의서 점검 필요사항 제시 23.05.2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