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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명계 향해 욕설 문자폭탄…민주, 강성당원 첫 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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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23회 작성일 23-05-2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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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후 비非이재명계에 지속적인 ‘문자폭탄’을 보낸 강성당원이 최근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당내에선 “일반 당원이 문자폭탄으로 제명된 최초의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전해철 민주당 의원 지역 사무실 앞 77.7% 당원의 뜻 거스르지 말라!는 문구가 적힌 LED 트럭 주변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정용환 기자

지난 3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전해철 민주당 의원 지역 사무실 앞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주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지속적으로 심한 욕설 문자를 비명계 의원들에게 보내 온 당원 A씨에 대해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하는 징계처분인 제명을 결정했다. 민주당 당헌ㆍ당규에 따르면 허위사실유포로 당원을 모해하거나 모욕적 언행으로 당원 간의 단합을 해하는 경우 각급 윤리심판원에서 징계를 결정할 수 있다. 제명은 경고, 당직자격정지, 당원자격정지보다 강도가 높은 최고 수위 징계처분이다.

A씨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박빙으로 부결된 이후부터 비명계를 향해 지속적으로 욕설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당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은 비명계 의원 30~40명의 이름을 적은 총선 낙천ㆍ낙선 ‘살생부’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돌리며 문자와 전화로 이들을 압박했다. 특히 이들은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의 사진까지 넣은 이른바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를 지칭하는 은어’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다.

A씨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건 약사 출신 3선 전혜숙 의원이다.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이낙연계 인사다. 전 의원은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당원이 문 전 대통령 등을 거론하며 지속적으로 심한 욕설 문자를 보내왔다. 심지어 부모님까지 들먹였다”며 “당시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본 때를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재명 대표가 ‘이런 행위가 당을 분열시키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감찰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직후인 지난해 6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 이 대표 지지자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놓여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직후인 지난해 6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 이 대표 지지자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놓여있다. 뉴스1


당내에선 “문자폭탄으로 징계처분이 이뤄진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생긴 이후 이런 사안에 대해 징계가 결정된 건 최초인데, 이 대표도 스스로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이 오히려 당을 분열시킨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 의원이 이날 당 지역위원장 단체 대화방에 A씨에 대한 징계결정 사실을 알리자 이 대표도 ”앞으로 이런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앞으로 단순 의견 표명이 아닌 욕설이나 폭력에 대해선 엄정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의 상시 감찰기구인 윤리감찰단은 이날 비명계 이원욱 의원에게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낸 인물에 대해 당원명부 확인 등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70%는 쓰레기의원’, ‘수박X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등 욕설 문자를 받았다고 공개하며 “이걸 보시고도 강성 팬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느냐”고 썼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 의원에게 해당 문자를 보낸 분의 연락처를 확인 중”이라며 “당원명부와 대조해 당원이 맞으면 징계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몇 명 징계한다고 강성당원이 사라지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최근 나오는 대의원제 폐지 등의 주장은 이른바 ‘개딸정당’을 만들자는 것 같다”며 “당원 몇 명 징계한다고 없어질 문제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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