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7일 당내 혁신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속도를 맞추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혁신위의 당 지도부·친윤친윤석열·중진 의원의 불출마·험지출마 권고를 두고 이어지던 신경전이 이날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만남을 통해 풀어지면서다.
한 혁신위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에선 혁신과 관련해 당과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데 혁신위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같은 변화는 이날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만남을 가진 데 따른 결과다. 인 위원장은 김 대표와 만남을 가진 후 열린 혁신위 회의에서 혁신위원들에게 김 대표를 만나 나눴던 이야기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인 위원장이 그동안 오해가 있었는데 풀렸다고 설명했다"며 "이후 지도부와 템포를 맞춰야 한다는 데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불출마·험지출마 권고를 압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리도 싸우자는 것은 아니었다"며 "앞으로 당과 속도를 맞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혁신위가 △대통령실 인사도 예외없는 상향식 공천 △금고 이상 전과자 등에 대한 엄격한 컷오프 △전략공천 원천 봉쇄 등의 내용이 담긴 4호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결정권을 당 공천기구에 넘긴 점도 혁신위와 당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 위원장이 혁신위의 불출마·험지출마 권고에 반응하지 않는 지도부를 향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동안 인 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와 당 지도부간 갈등은 증폭돼왔다. 혁신위의 1호 안건인 ‘대사면’을 지도부가 수용하며 좋은 분위기로 출발했지만, 이후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친윤,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험지출마를 권고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권고안이 정식 의제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고, 친윤계와 중진들은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개별 의원과 통화했다" "권고안 수용을 확신한다"고 했고, 최근에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소신껏, 생각껏 맡은 임무를 끝까지, 당과 우리가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해라는 신호가 왔다"며 윤심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혁신위는 조기해체 카드를 꺼냈고, 더 이상의 회의는 무의미하다며 조기해체를 하지 않을 경우 혁신위 활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김 대표는 조기해체에 대해 "급발진 하지 말라"며 경고하고, 인 위원장을 향해서는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날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의 만남으로 양측의 갈등은 수습되는 분위기다. 다만 이날 만남에서 불출마·험지출마 등 실제 갈등을 빚었던 안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잠재적 갈등요소가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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