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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기부단체 불신에…연말에도 선뜻 안열리는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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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3-12-10 07:46 조회 2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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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기부 경험" 10년새 35%→ 24%…현금 기부액도 줄어
"사용처 투명 공개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모금 방식 고민해야"

고물가·기부단체 불신에…연말에도 선뜻 안열리는 지갑따뜻한 손길을 기다립니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구세군 관계자가 자선냄비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 2023.12.3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서울 종로구에 사는 회사원 윤모43씨는 10년 가까이 매월 10만원씩 어린이복지재단에 기부해왔지만 새해부터 액수를 줄일지 고민 중이다.

큰맘 먹고 시작한 기부지만 오른 물가 탓에 매월 10만원씩 기부금으로 지출하는 게 부담돼서다. 윤씨는 "5만원으로 줄일까 싶다가도 후원 아동 생각하면 이러면 안되지 싶고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 사는 백모49씨는 수년간 이어오던 지역아동센터 봉사활동과 기부를 최근 그만뒀다. 지난 어린이날 딸과 함께 밤새 과자를 포장해 들고 간 센터에서 "사정이 어려우니 돈으로 줄 수는 없느냐"는 말을 듣고서는 괜히 찜찜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씨는 "단체 나름대로는 경제적으로 힘드니까 현금을 원했겠지만 한편으로는 내 기부금이 똑바로 쓰이는 건가하는 생각도 계속 들고 마음에서 우러나와 기부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관두게 됐다"고 전했다.


PYH2023120807030005300_P2.jpg여러모로 따뜻한 겨울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포근한 날씨를 보인 8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가벼운 옷차림을 한 시민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성금을 넣고 있다. 2023.12.8 psik@yna.co.kr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데다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 저하까지 겹치면서 불우이웃을 위한 각종 모금 운동이 펼쳐지는 연말에도 기부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내놓은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중은 23.7%로 10년 전인 2013년34.6%보다 10.9%포인트나 감소했다.

올해 5월 기준 직전 1년간 기부자 1인당 평균 현금 기부액은 58만9천800원으로 2년 전60만3천원보다 줄어들었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46.5%로 가장 많았고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35.2%, 기부 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10.9% 등이 뒤를 이었다.

불우아동 돕기 기부금 128억원을 받아 대부분 자신들의 호화생활에 탕진한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과 희소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원을 가로챈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을 키운 대표적 사례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길모32씨는 "예전부터 연말에 구세군 냄비가 보이면 1천원, 2천원씩 넣고 시민단체에도 기부하고 있다"면서도 "종종 모금 단체에서 돈 관련 문제가 생기는 걸 보면 안 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요새는 봉사활동을 하려는 중·고등학생이 적어 후원단체 등에서 방송에 광고를 한다고 하는데 내가 내는 돈이 대부분 광고비로 집행되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기부금이 어디에 어떤 식으로 사용되고 있는지가 회계장부뿐 아니라 유튜브 등 광고를 통해서도 자주 노출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6년째 국제구호단체 후원금을 내고 있다는 주부 김모58씨는 "후원금 상당 부분이 단체 운영비로 쓰이고 실제 취약계층 아동에게 가는 돈은 얼마 없다고 들었다"며 "그래도 그것마저 안 하면 도울 길이 아예 없으니 조금이라도 돕자는 마음에서 후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PYH2022120910210001300_P2.jpg북적북적한 시내의 연말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명동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연말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2022.12.9 hama@yna.co.kr

기부자가 줄고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기부금을 받는 단체뿐 아니라 후원금으로 운영비 대부분을 충당하는 지역아동센터, 장애인·노인 복지관 등의 어려움도 날로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먹고살기가 어려워서인지 올해는 작년에 비해 후원금이 20∼30%는 줄었다"며 "교재나 세제, 휴지 등 기본적인 생활용품도 있어야 하는데 물가가 전부 올라서 체감상으로는 후원이 훨씬 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많이 올라서 한 달에 70만∼80만원 하던 난방비가 170만원까지 나오기도 했다"며 "올해도 난방비 감당이 어려울까 봐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에서 지난 10월부터 모금을 시작해 모금 기한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목표 금액의 절반 정도 채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원재단 관계자는 "올해 11월 기부금은 작년 동월보다 소폭 늘었는데 기부금 증가에 비해 기부자 수 증가는 둔한 편"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20대 젊은 후원자 기부 참여가 줄고 40대 경제력 있는 후원자 일부가 많은 금액을 후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침체한 기부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모금 단체들이 기부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동시에 변화한 환경에 따라 새로운 모금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장윤주 연구위원은 "비영리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예전에 비해 낮아진 측면에 대해서는 모금 단체 역시 반성할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부받은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데이터로 기부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또 "자동응답시스템ARS 등 전통적 방식의 기부 형태가 점점 줄어드는 데다 TV 광고로 해외의 빈곤한 모습이 반복되는 것도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을 통한 모금은 오히려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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