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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찾지 않은 죽음"…이들의 마지막 길 배웅한 별빛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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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4-01-0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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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죽음]⑤무연고 사망자 추모공간 별빛버스 동행기

[편집자주] 죽음은 늘 우리 곁을 떠돌고 있지만 정작 죽음에 대한 관심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 고령화의 그늘이 질어질수록 우리가 몰랐던 죽음이 늘어가는 이유다. 그 이야기들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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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망자 추모를 위한 별빛버스의 모습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지난해 11월 찾은 대전의 정수원. 화장장인 이곳의 주차장은 차량을 돌리기 힘들 정도로 북적였다. 이날 예정된 화장은 총 31건이었다. 제각각의 사연을 가진 죽음들이 마지막 길로 향하고 있었다. 고인故人의 관은 화장 순서에 맞춰 리무진 차량을 통해 정수원으로 들어왔다. 유족들의 슬픔 속에 치러지는, 낯설지 않은 장례 풍경이다.

수많은 리무진 차량 행렬 속에서 승합차 한 대가 화장장 입구에 정차했다. 곧이어 A씨83의 관이 내려졌지만 이를 맞이하는 유족은 없었다. A씨는 생의 마지막을 요양원에서 보냈다. 평소 가족과 인연이 끊긴 상태였다. A씨의 자녀에게 사망 소식을 알렸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무연고 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쓸쓸한 죽음이었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 마냥 외롭진 않았다. 정수원 주차장에 대기하고 서있던 별빛버스 때문이다. 이 버스는 온전히 A씨를 추모하기 위해 대전으로 내려왔다. 별빛버스는 보건복지부가 2022년 9월 도입한 무연고 사망자 추모버스다. 버스 내부 공간을 개조해 빈소처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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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버스 내부의 간이 빈속 모습 /사진=정현수 기자
별빛버스를 운영하는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직원들은 A씨를 추모하기 위해 일찌감치 정수원으로 향했다. 별빛버스 내부 빈소에는 대추와 밤, 감, 배, 사과 등 과일들이 정성스럽게 놓였다. 이어 음식들이 차려졌다. 국이 식을까봐 보온병에 담아온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향이 피워졌고 직원들은 A씨에게 절했다. 어느 하나 허투루 하는 일이 없었다.

별빛버스는 홀로 떠나는 이의 마지막을 배웅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공영장례를 제대로 치르기 힘든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장사葬事 업무는 지자체 소관인데, 공영장례 조례나 시설이 없어 별도의 추모의식 없이 곧바로 시신을 화장 후 봉안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상당수다.

별빛버스는 무연고 사망자 발생빈도가 높지 않고, 사업 수행이 여의치 않은 지자체를 순회하며 공영장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부산, 제주를 제외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운행한다. 2022년 9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집계된 별빛버스 운행 건수는 총 83건이다. 적게는 한달에 3건, 많게는 한달에 10건씩 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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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공영장례는 점차 자리잡고 있다. 현재 229개 기초지자체 중에서 139개 지자체가 공영장례를 위한 조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역별 편차는 큰 상황이다. 서울시는 서울시립승화원에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상설 공영장례식장을 두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무연고 사망자 업무를 귀찮은 일로 보고 업체에 맡긴다.

별빛버스만 하더라도 운행지역의 편차가 심하다. 별빛버스는 지자체가 요청할 경우 해당 지역으로 이동한다. 대전 대덕구는 지금까지 총 22건의 별빛버스를 요청했다. 대전 중구와 경남 진주시에서 요청한 건수도 각각 12건, 10건이다. 그만큼 해당 지자체 공무원이 의지를 가지고 무연고 사망자 업무를 해왔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공영장례 표준조례를 만드는 등 급증하는 무연고 사망자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2012년 1025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는 2022년 4842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까지만 2658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 1분기 중으로 무연고 사망자의 공영장례를 위한 표준조례를 만들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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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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