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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수경 꽃돌이였던 북한 소년…탈북민黨 대표 돼 총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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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03-01 16:01 조회 6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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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전대협’ 조직한 김재원 공화당 대표

전대협 3기 의장이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기획에 따라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학생 신분으로 1989년 7월 북한을 불법 방문한 임수경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방북 당시 모습 /조선일보 DB

전대협 3기 의장이었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기획에 따라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학생 신분으로 1989년 7월 북한을 불법 방문한 임수경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방북 당시 모습 /조선일보 DB

1989년 7월13일 북한 통천군 송전인민학교 1학년이었던 한 소년은 동네 도로변에서 꽃 한 송이를 들고 서있었다. 전날 “남조선에서 온 대학생이 내일 여길 지나간다. 다들 꽃 들고 나와 열렬히 환영하라”는 선생님 말씀에 따랐다.

2012년 4월. 탈북한 소년은 한국인 청년이 돼 있었고, 부산에서 TV로 지켜봤다. 북한 정권의 열렬한 환영을 받던 그 ‘림수경’이 국회의원이 되는 모습을.

무서웠다. 한국 법을 어기고 월경해 김일성 정권으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은 사람이, 내가 새 삶을 시작하는 나라에서 지도자가 된다는 게. 죽을 힘을 다해, 많은 걸 포기하고 도망쳐왔는데, 도망쳐온 곳이 원래 있던 곳처럼 될 수 있다는 게.

그때부터 청년은 행동에 나섰다. 목표는 북한을 동경하는 ‘운동권 세력’의 대한민국 장악을 막는 것.

옛 운동권단체 ‘전대협’을 비틀어 보수주의 단체 ‘신新전대협’을 초창기 조직했고, 지금은 탈북자 정당인 공화당의 대표로 총선을 준비 중인 사람, 김재원44씨 얘기다.

김재원 공화당 대표. 남북통일당에서 간판을 바꾼 공화당의 폰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공화당 폰트에서 따온 것이고, 로고는 3권 분립의 균형을 형상화한 사면체다. /공화당 제공

김재원 공화당 대표. 남북통일당에서 간판을 바꾼 공화당의 폰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끌던 민주공화당 폰트에서 따온 것이고, 로고는 3권 분립의 균형을 형상화한 사면체다. /공화당 제공

◇학벌 필요해 대학 갔다가 “정통성 있는 北에서 왔군요”에 재야 운동 시작

김재원 대표는 북한 노동당 간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원산수산대와 북강원공산대를 졸업한 엘리트였다. 하지만 한국에 도착했을 땐 졸업장 하나 없는 26세 백수였다. 그는 전공을 살려 동해와 남해에서 뱃일로 돈을 모았다. 5년 간 돈을 모은 뒤 수능을 쳤고, 2011년 서른 한 살 나이로 부산대에 입학했다.

그는 입학 직후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됐다. 한 토론동아리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탈북자라고 밝히자 “정통성이 있는 북한에서 왔다니 환영한다”는 답이 돌아와서였다.

“탈북 전 21살때 대학에서 ‘김일성주의 뿌리는 막스-레닌주의에 있다’는 교수의 말에 ‘막스·레닌 따라하던 동유럽은 다 망했는데, 김일성주의가 성공할 거란 근거는 뭔가요?”라고 물었다가 끌려가 고생 좀 했거든요. 따지고 보면 그게 탈북 결심의 계기였어요. 그런데 한국에서 동아리 놈들 반응이…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는 재미 삼아 제대로 된 역사관을 가르칠 동아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소동아리를 만들어 몸집을 불리기 위해 1학년 말 겨울 방학 땐 동아리연합회가 주최하는 동아리 회장단 MT도 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동아리연합회가 경남 밀양 얼음골에 각 동아리 회장단을 다 모았다. 회장단 종교를 파악해 종교 별로 팀을 짜고, 미리 섭외한 운동권 출신 승려와 목사, 신부를 각 종교팀 담당 강사로 지정해 ‘한국의 역사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는 식의 교육을 시켰다”며 “이승만과 박정희는 모두 독재자고, 친일·친미 매국노로 우리나라의 정통성은 북한에 있다는 교육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건데 동아리연합회 모두 통합진보당에 장악된 상태였다”고 했다. 통합진보당은 2014년 종북주의 위헌 정당으로 판명돼 해산된 정당이다.

그로부터 석 달쯤 지나고 TV에선 자신이 북한에 살 때 꽃을 들고 환영했던 그 ‘림수경’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2014년 10월 7일 열린 안전행정부 국정감사에서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북 삐라등을 풍선에 달아 보내는 보수단체의 사신을 들고 보수단체에 지급되는 명목의 비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인원기자

2014년 10월 7일 열린 안전행정부 국정감사에서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북 삐라등을 풍선에 달아 보내는 보수단체의 사신을 들고 보수단체에 지급되는 명목의 비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조인원기자

◇고려대에서 제대로 시작한 재야 운동... 신전대협으로 꽃 피우다

“한국은 혈연·지연·학연으로 돌아간다. 학연이라도 갖고 싶으면 고려대로 가라”는 은사의 말에 2013년 33살 나이로 고대 신입생이 된 김 대표는 ‘탈북대학생연합동아리’를 만들어 7개 대학 탈북자 대학생들을 모았고, 이 동아리연합은 19개교로 연결된 ‘통일대학생동아리연합’이 됐다. 2018년 그가 설립한 신전대협의 뿌리가 된 조직들이었다.

2020년 1월10일 신전대협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살포한 전단 /조선일보 DB

2020년 1월10일 신전대협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살포한 전단 /조선일보 DB

신전대협은 문재인 정부 때 김 대표가 조직한 대학생 단체다. 그가 꽃을 흔들어 줬던 임수경 전 의원을 북에 보낸 586 운동권의 핵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와 동명의 조직인데, 성향은 반대인 한 풍자諷刺단체다.

문재인 정부 때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온갖 고초를 겪었다. 2019년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문 정부 비판 대자보를 붙였다가 학교 측이 괜찮다는데도 건조물 침입죄로 재판에 넘겨져 3년 가까이 고생을 했다. 이듬해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삐라’를 뿌렸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결실도 있었다. 신전대협 활동을 하던 회원들이 국회와 정부, 시의회와 구의회 등 사회 곳곳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2020년 4월13일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있었던 권택흥 후보 유세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방문하자, 신전대협 회원은 ‘림종석 동무, 대구 방문을 렬렬히 환영합네다! 남조선 붕괴가 얼마 남지 않았습네다!! 조금만 더 힘내 주시라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임 전 실장은 임수경 전 의원의 1989 방북 사건을 총괄했던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이다. 임 전 의원의 방북 당시 북한에서 꽃돌이를 했던 게 바로 김재원 공화당 대표였다. 신전대협은 탈북자 출신 김 대표가 2018년 말 설립한 대학생 단체다. /연합뉴스

2020년 4월13일 대구 달서구 와룡시장에서 있었던 권택흥 후보 유세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방문하자, 신전대협 회원은 ‘림종석 동무, 대구 방문을 렬렬히 환영합네다! 남조선 붕괴가 얼마 남지 않았습네다!! 조금만 더 힘내 주시라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임 전 실장은 임수경 전 의원의 1989 방북 사건을 총괄했던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이다. 임 전 의원의 방북 당시 북한에서 꽃돌이를 했던 게 바로 김재원 공화당 대표였다. 신전대협은 탈북자 출신 김 대표가 2018년 말 설립한 대학생 단체다. /연합뉴스

◇”사회 곳곳에 진지를 구축한 종북 세력 막아야 대한민국이 산다”

김 대표는 탈북자 정당의 대표지만 탈북자 이야기 보단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즐긴다.

“1987년 만들어진 전대협 중심의 586 운동권은 안정된 체제에선 혁명이 불가능하단 걸 깨달아 그때부터 합법적으로 체제를 전복할 ‘진지전’을 펼치고 있다”며 “진지론이란 건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사회 곳곳에 자리잡아 자기들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 걸 말한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전대협을 조직한 지 10년 만에 김대중 정권을 만들어 북핵 자본을 제공했다. 20년 뒤엔 한미 FTA를 반대하는 유혈 사태와 광우병 시위를 벌였다. 30년 뒤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 시켰다”며 “40년 뒤인 2027년은 대선이다. 아직 예단할 수 없지만 사회 구석구석에서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전복하려는 사람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이제껏 해왔듯 세력을 만들어 그들의 야욕을 막는데 온 힘을 다할 생각이다. 국회에 진출할 수 있다면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안정적인 삶을 꾸려 갈 기회도 잡았었다. 2022년 국회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다. 하지만 그는 다시 전장에 나섰다. 왜냐고 묻자 그는 말했다.

“아버지 삼년상을 마친 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정부에 요청했어요. 탈북 사실이 알려지면 북에 남은 가족들 목숨이 위험하니 알리지 말아달라고요. 그런데 믿었던 한국 정부가 내 탈북 소식을 언론에 흘렸어요. 어머니와 형, 형수, 태어난 지 열흘도 안 된 조카까지 모두 북한 보위부에 끌려갔다고 들었습니다. 45일 만에 형이 고문으로 죽고 나서야, 나머지 가족들은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이 싸움을 멈추라고요?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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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민 기자 jipcha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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