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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재개발 딜레마 성북갑…"서울시에 이렇게 낙후된 동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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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03-22 05:02 조회 4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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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년 전부터 재개발 화두…열악한 주거 그대로인 성북갑 재개발 찬성 주민들 "서울시에 이렇게 낙후된 동네 없어" 성곽 인근 달동네 주민들 "재개발은 이곳 상황 모르고 하는 소리" 국민의힘 이종철 "강력한 추진력으로 재개발·재건축에 속도" 새로운미래 유승희 "무분별한 재개발 자제…임대주택 마련"

북정마을 골목 곳곳에는 위험-출입통제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허물어진 집과 건축 자재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놓여있는 곳이 많았다. 오지운 인턴기자북정마을 골목 곳곳에는 위험-출입통제 테이프가 붙어있었다. 허물어진 집과 건축 자재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놓여있는 곳이 많았다. 오지운 인턴기자

오르고 또 올라도 이어진 계단. 한참을 올라가니 옛 한양도성을 끼고 들어선 마을에선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였다.

지난 19일 어렵사리 찾아간 서울 성북동 북정마을 곳곳에는 무너진 집들이 방치돼 있었다. 북정마을은 시인 김광석의 성북동 비둘기의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60년대 "돌 깨는 산울림에 번지가 없어졌던 비둘기 가슴에 갔던 금"은 여기저기 널브러진 회색 콘크리트 벽에 난 금으로 바뀌었다.

성북갑 지역구 내 9개 동길음1동#x2027;보문동#x2027;삼선동#x2027;안암동#x2027;정릉 1~4동#x2027;성북동은 서울시 주거 환경 취약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직접 가본 성북동에는 미관뿐 아니라 안전 때문에라도 도시 재정비는 필수 불가결한 사안이었다. 그러나 재개발이란 이슈로 묶이면서 수익성 문제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순이 존재했다.

모순은 주민 사이 의견 대립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성곽 주변 거주민들은 살 수 있는 환경을 요구하면서도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득했다. 반면 달동네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구민들은 시급한 재개발을 촉구했다. 실제 성북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지역이다.

해법을 제안해야 할 정치권은 각자가 적임자라면서도 해결책에 있어선 온도 차가 존재했다. 4#x2027;10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종철 후보는 "강력한 재개발 추진"을 약속했다. 새로운미래 유승희 후보는 "이미 추진 중인 재개발에 대한 신속한 마무리와 함께 다른 대안도 모색하자"는 입장이었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후보는 인터뷰를 거부했다.

재개발 찬반 엇갈린 성북갑…
"구區 전체의 발전 필요" VS "정치권의 희망 고문"


정릉시장, 삼선시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재개발을 시급한 과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들은 "오래전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나왔지만 실제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들은 손에 꼽는다"며 "성북구는 서울에서 낙후되고 고립된 지역"이라고 표현했다.

성북구에서 70년째 거주 중인 정순오80씨는 "옛날 60년대 지어진 집과 골목이 그대로 있다. 집이 다 무너지게 생겼는데 매번 재개발 한다고 해놓고 안 한 게 몇십 년째다. 불이 나면 소방차도 못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정릉3동에서 50년째 거주 중인 최재근76씨는 "주요 재개발 지역은 인프라가 워낙 낙후돼 있어서 빈집이 많다"며 "지금처럼 방치하다간 성북구 전체 발전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토박이인 고연령층 주민들은 "겉으로 보기에만 멀쩡하지, 골목 안에 들어가 보면 사람 안 사는 데가 많다김한오#x2027;70"며 "낙후되고 빈집들이 예전부터 그대로 있어서 상권이 예전보다 더 죽었다유용웅#x2027;83"며 하소연했다.

실제로 한성대입구역, 성신여대입구역 중심으로는 식당과 카페가 많아 번화가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큰길 뒤편으로 조금만 들어가 보면 오래된 저층 주택들과 좁은 골목들이 즐비했다. 무당 골목이라고 불리는 장소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성곽 아래 북정마을 주민들은 재개발에 회의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재개발 가능성을 일축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주된 원인은 한양도성 문화재로 인한 고도 제한이었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는 이 마을은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건설사 선정도 어렵다고 했다.

북정경로당에서 만난 안중장80씨는 재개발 이슈를 솥 떼어놓고 삼 년에 비유했다. 안씨는 "현재 상태에서 깨끗하게 보수하고, 집을 조금 넓히거나 층수를 한 층만이라도 더 올릴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재개발 사안을 공약으로 들고 나오는 정치인들에게도 피로감을 내비쳤다. 70년 가까이 북정마을에 살고 있다는 고성철81씨는 "선거 때마다 재개발 소리가 나오는데 그뿐이다. 당선되기만 하면 잘 발전시키겠다고 말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찾아오지도 않는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낙산공원 옆 달동네인 장수마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옛 한양도성 성곽 밖의 비탈진 지대에 있는 마을은 지난 2013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다. 50년 넘는 거주민인 김용자77씨는 "재개발하려면 못해도 5층까지 건물을 올려야 하는데 성곽이 있어서 3층 정도로밖에 안 된다. 그러면 공사를 맡은 업자는 손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정치권이 선거철 반짝 관심을 보이는 행태를 희망 고문이라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나름의 재개발 대안들도 갖고 있었다. 성곽 근처 마을과 아랫마을의 용적률을 결합해 공동 재개발을 추진한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 그중 하나였다.

고대 총학생회장 출신 이종철 "민주당이 성북 개발 망쳤다"
지역구 재선 의원 출신 유승희 "원주민 위한 임대주택 마련"

왼쪽부터 더불러민주당 김영배 후보SNS 캡처, 국민의힘 이종철 후보, 새로운미래 유승희 후보. 이윤석 인턴기자왼쪽부터 더불러민주당 김영배 후보SNS 캡처, 국민의힘 이종철 후보, 새로운미래 유승희 후보. 이윤석 인턴기자

서울 성북갑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새로운미래 간 3자 구도가 들어섰다. 민주당은 재선 성북구청장 출신이자 지역구 현역 김영배 의원을 다시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운동권 출신인 김 후보를 겨냥해 전향 운동권으로 알려진 이종철 후보를 내세웠다. 여기에 19·20대 국회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성북갑 국회의원을 지낸 새로운미래 유승희 후보가 뛰어들었다.

이 후보와 유 후보는 성북구 내 주거취약지역 재개발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지역민의 의견이 우선"이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 후보는 "기존 민주당 세력은 그동안 재개발을 죄악시하거나 도시재생이라는 명분으로 제동을 걸었다"며 "재생과 보존의 중요성을 저 역시 부정하진 않지만, 그런 미명으로 개발이 간절한 지역들까지 외면해왔던 게 지난 과거"라고 야당을 비판했다. 이어 "제 핵심 공약이 재개발·재건축 추진"이라며 "재개발 지연에 대한 성북구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는데, 저는 이전과 다른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북 대개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역구 내 안암동에 위치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재개발 대신 재생·정비 사업을 원한다는 주민 일각의 의견을 두고는 "워낙 오랫동안 재개발이 정체된 데 따른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하신 말씀일 것"이라며 "만약 구역별 주민들 간의 이견이 있다면 수렴해 알맞은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후보는 "재개발에 대한 주민 요구가 많은 상황에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미 재개발을 추진 중인 지역은 지연 없이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렇지 않은 지역은 적절한 대안을 찾아 원주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개발로 인해 이탈되는 원주민들은 임대주택을 통해 주거권이 확보될 수 있도록 보상책을 세워야 한다"며 "북정마을 등 일부 동네에서의 무분별한 재개발은 되도록 자제하는 방향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재개발 정책의 차별화 지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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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동근 기자, 김도균·오지운·이윤석 인턴 기자 thefis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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