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밖에 기억 안 나"…김건희 블랙홀에 사라진 국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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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인들 불출석 일관 권위 하락
올해 국정감사 일정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역대급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국감 전반을 지배하면서 여야가 정쟁에 집중하고 민생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반복되는 여야 공방전에 국회의 꽃이자 스타 정치인 탄생의 등용문으로 여겨지던 국감이 결국 빈손으로 끝난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이번 주 막바지 수순으로 17개 상임위원회가 대부분 감사 일정을 마무리한다. 국감은 다음 달 1일까지 지속하지만 23일 보건복지위원회, 24일 정무·교육·과방·환노위 등을 비롯해 오는 25일 법사·정무위가 대부분 종합감사에 돌입한다.
올해 역대급 맹탕 국감이라는 비판이 커진 배경에는 정치권 핵으로 부상한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및 관련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의 폭로전이 정국을 뒤흔들면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공천개입 의혹으로 여당을 공격하는 데 집중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공격했다. 이들 이슈가 다른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실제 법사위는 이번 국감에서 헌정사상 처음 대통령 부인에게 증인 불참에 따른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대통령실은 의회 일당 독재의 민낯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다음 달 1일 열리는 대통령실 국감 증인 및 참고인 명단에 김 여사와 그의 친오빠, 명씨 등 33명을 채택하면서 국감 막바지까지 여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총선 이후 6개월 만에 치른 첫 국정감사라는 점도 힘이 빠진 배경으로 지적됐다. 올해 4·10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은 131명으로 전체 의석300명의 43.6%를 차지한다. 이들이 총선 이후 실제 의정활동을 시작한 지 약 4개월 만에 국감에 돌입하면서, 물리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상임위 배분 과정에서 여야 간 갈등이 커지는 등 역대급 지각 개원도 문제가 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각 의원실에서 정책을 보조하는 핵심 보좌관들도 총선 직후 상임위 배분 등을 겪으면서 국감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했다고 토로한다"고 말했다.
뉴진스 하니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정감사 자체의 신뢰도 하락 역시 문제로 꼽힌다. 올해 국감에서 관련 핵심 증인이 대거 불출석하며 버티기에 나서는 등 국회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여사 논문 대필 의혹 관련 설민신 한경국립대 교수가 국감에 불출석했고,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의 책임자로 지목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 역시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가 불공정 계약 및 갑질, 재방료 가로채기 등 의혹을 받는 남규홍 PD 역시 새로운 정규 프로그램 론칭을 이유로 불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올해 국감스타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참고인으로 참석한 뉴진스 하니밖에 없지 않으냐"라며 "상임위에서 송곳 질문하며 열심히 국감을 준비해온 의원들 역시 전혀 언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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