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투입 1공수여단, 계엄 5개월 전 국회 설계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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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제1공수특전여단의 이상현 여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전민규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특수전사령부특전사 1공수특전여단이 계엄 5개월 전인 지난해 7월 국회에 내부 설계도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특전사가 국회 설계도면을 요구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했다.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이날 특전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전사 예하 1공수여단은 지난해 7월 3일 국회에 보낸 공문에서 “원활한 대테러작전 임무 수행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다”며 국회 내부 설계도면을 요청했다.
1공수특전여단이 지난해 7월 3일 국회를 포함한 20개 기관에 보낸 공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1공수여단은 같은 날 이런 공문을 국회를 비롯해 검찰·국가정보원·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총 20개 기관에 보냈다. 공문 명의는 이상현 여단장이었다. 하지만 20개 기관 모두 설계도면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이한 건 당시 대상 기관에 인터넷 정보 보호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인터넷진흥원은 2023년 7~9월 국가정보원·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선관위 정보 보안 시스템을 합동 점검했던 기관이다. 당시 합동 점검은 선거 개표 시스템이 보안에 취약해 해킹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실시됐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당시 점검 상황을 거론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려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전사 산하 부대·여단이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을 상대로 이런 공문을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0년2015~2024년 동안 특전사가 공공기관에 발송한 총 92건의 공문 현황에 따르면, 국회 또는 인터넷진흥원이 수신자였던 공문은 지난해 7월 공문이 유일하다. 특히 1공수여단이 공공기관을 통틀어 설계도면을 요구한 일은 지난해 7월이 처음이었다.
김주원 기자
1공수여단은 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으로 국회에 진입한 부대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이상현 여단장이 실탄 5만발 이상을 자신의 지휘 차량과 수송 차량에 나눠 싣고 1공수여단 병력 269명을 국회로 출동시켰다. 특전사 사령부는 경기도 이천에 있지만, 그 예하인 제1공수여단은 서울 강서구에 위치해 영등포구에 있는 국회로의 이동이 용이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4일 새벽 계엄군들이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하자 국회 보좌진 등 직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야권이 주목하는 건 공문을 보낸 시점이다. 지난해 7월 초는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직후다. 김용현 전 장관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총선 직전인 3월 말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당시 경호처장이었던 김 전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식사하며 “비상대권을 통해 헤쳐 나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며 계엄을 암시했다. 이후 6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다시 모인 식사 자리엔 여 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강호필 지상작전사령관과 함께 곽종근 특전사령관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이 4명이 대통령께 충성을 다하는 장군”이라고 소개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호처 내부 제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이 경호처 간부들에게 "나를 체포하려고 접근하는 경찰들에게 총은 안 되더라도 칼이라도 휴대해 무조건 막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
윤건영 의원은 “1공수가 기관을 상대로 설계도면을 요구하는 일 자체가 희박한 데다가 지난해 7월에 유독 집중적으로 요구한 건 특기할만한 지점”이라며 “충성을 맹세했던 곽종근 사령관을 필두로 한 특전사가 내란을 진즉 예비하기 위해 예하 여단이 국회 내부와 인터넷진흥원을 미리 탐색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 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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