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 부탁드려요. 죄송합니다"…노크귀순 엘리트 탈북민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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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4-06-14 08:10 조회 369 댓글 0본문
2008년 이른바 노크 귀순을 한 탈북민 A45씨가 지난 3월 투신 시도 후 척추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A씨는 2008년 4월 파주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우리 군의 반응이 없자 직접 초소 문을 두드렸던 ‘노크 귀순’ 사건의 당사자다. 그는 북한군 보위사령부 중위 출신으로, 북한의 엘리트였다. A씨는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실상 등을 전하며 유명세를 치렀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고, 벨기에로 이민을 떠나기도 했지만 사기를 당해 정착금을 포함한 전 재산을 잃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부부관계도 나빠지면서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7년 출소한 A씨의 삶은 이후에도 녹록지 않았다. 이혼소송을 진행하며 아내와 처가의 빚 2억원가량을 떠안게 됐다. 두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5평 이내의 작은 공간에서 아들과 단둘이 생활했다. 인력사무소를 통해 각종 노동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지만, 빚 독촉을 받으면서 심리적 어려움도 늘어갔다. 파산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신청 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정도였다. 올해가 되면서 A씨는 아들과 함께 지낼 작은 공간에서조차 내쫓기게 될 상황에 놓였다. 월세 57만원을 3개월째 내지 못해 집주인으로부터 독촉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씨는 근로 도중 허리를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생계유지가 불가능해지자 A씨는 지난 3월 3일 평소 다녔던 교회의 목사에게 문자를 보냈다. “목사님. 아들 잘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한 목사는 경찰에 신고한 뒤 머릿속에 짚이는 장소로 무작정 뛰어갔다. 목사와 경찰은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온몸이 부서진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층 건물에서 떨어진 탓에 A씨는 척추, 경추, 내장 등이 파열된 상태였다. 조금만 늦었으면 생명을 잃을 뻔한 위급한 상황이었다. 큰 수술을 마친 A씨는 13일 만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다. 의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조기 퇴원한 것이었다. 아들을 하루라도 빨리 보기 위해서였다. ‘SOS위고’ 봉사단 유성순 매니저와 A씨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일회성 지원에 끝나지 않고, 유 매니저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A씨가 자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는 A씨와 아들 앞에 놓인 밀린 월세와 재활 기간 필요한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A씨의 아들이 사고 전 아버지에게 쓴 편지. /이랜드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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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닷컴 바로가기] [ 조선일보 구독신청하기] 이가영 기자 2ka0@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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