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금 진해 앞바다는 조개 노리는 해적단과 지키려는 어민 간 총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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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2-17 09:21 조회 30 댓글 0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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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장님, 해적단 이놈들 오늘 또 우리 어장에 왔다캅니더. 계장님도 후딱 나오이소. 빨리예~”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앞바다를 생계터로 하는 명동어촌계의 계장인 김상훈59씨.
지난 15일 오후 7시쯤 바닷일을 마치고 막 집에 돌아와 한숨 돌린 것도 잠시. 어촌계원으로부터 ‘현장 출동’을 요청하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김 계장은 번번이 놓쳤던 해적단을 생각하니 또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오늘은 기필코 이놈들을 잡고 말겠다’고 다짐하며 해양경찰에 “해적이 출몰했다”고 신고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의 배를 몰고 어장이 있는 앞바다로 어둠을 헤치며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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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앞바다에서 조개류를 불법으로 채집하던 해적단의 일부가 어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독자 제공 |
어민과 해적단 어선이 뒤엉키며 영화 같은 추격전이 펼쳐지던 이날 바다는 평소 김 계장이 보던 바다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어민들 배는 3척뿐이었는데 해적단 배는 10척 정도로 수에서도 밀리면서 추격전도 쉽지 않았다.
밀린 것은 어선 수뿐만이 아니었다. 해적단은 3t급 정도의 작은 배에 고출력 엔진을 달아 일반 어선 보다 3~4배 정도 속도가 더 빨랐다.
매번 해적단이 줄행랑을 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던 어민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악이 바칠 대로 바치다 보니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끝까지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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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앞바다에서 조개류를 불법으로 채집하던 해적단이 빠른 속력으로 현장에서 도주하고 있다. 독자 제공 |
해적단들은 이번에도 꽁무니를 내뺐고, 어민들은 망연자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민들은 해적단이 남기고 간 불법 채집 도구와 현장에서 수거한 약간의 새조개를 챙겼다.
김 계장은 “어민 생활을 한 지 10여년인데 저보다 더 오랫동안 어민 생활을 한 계원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올해 30년차 어민 생활을 한 황원52 경화어촌계장은 “어민들이 정성 들여 키운 조개를 해적단이 저녁만 되면 나타나 훔쳐간다”며 “조직적으로 서로 역할도 분담해 해상 조폭처럼 절도행각을 계속하는데 이것들이 해적단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지금 진해 앞바다는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어장의 귀한 조개류를 노리는 ‘해적단’과 이를 지키려는 어민들 간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된 지 오래다.
올해 들어 갑자기 해적단이 진해 앞바다에 출몰했는데, 해경 단속이 쉽지 않은 점을 노려 절도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어민들 속만 타들어 가고 있다.
진해 지역 어민들은 조개류를 개인 어장을 비롯해 어촌계 공동 어장에서 기르고 있는데 해적단은 특히 비싼 ‘새조개’만 노린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 해적단들이 불법 채집 과정에서 피조개나 꼬막 등 다른 조개류까지 닥치는 대로 캔 뒤 새조개만 챙기고 다른 조개는 버리고 달아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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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앞바다에서 조개류를 불법 채집하던 해적단이 버리고 간 불법 조개 채집 도구. 독자 제공 |
현재까지 진해 지역 어민들이 추산하고 있는 해적단 절도 피해액만 시가 기준으로 수십억원에 달할 정도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어민들은 ‘해경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어촌계원은 “해경에 해적단 피해를 신고하면 피해 어민에게 현장 증거를 가지고 오라고 한다. 이런 식이면 해경의 존재 이유가 뭐냐”면서 “유착 관계가 의심될 정도로 해적단 소탕에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 탓에 14개 진해 지역 어촌계 어민들은 돌아가며 ‘해적단 소탕 작전 비상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고 한다.
어민들은 “해적단 어선이 매우 빨라 쫓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쫓아가더라도 나이가 많은 어민은 해적단에 대항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며 “극한 대치 상황 속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토로했다.
그럼에도 어민들은 자식 같이 키운 조개를 지키기 위해서는 또 언제 쳐들어올지 모를 해적단에 대비해 매일 저녁 바다로 나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창원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진해 지역에 출몰하는 해적단에 대한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며 “해적단 일망타진을 위해 해경 형사기동대 등 수사 인력을 보강해 적극 나서고 있다. 최대한 빨리 검거해 어민들의 시름을 덜어 드리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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