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무서워요" 의대 1·2학년 합동강의, 169명 중 7명 왔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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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집기 작성일 25-03-14 05:01 조회 4 댓글 0본문

정부가 동맹휴학중인 전국 의대생들의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년 의대 증원 철회 방침을 밝힌 가운데 9일 오후 대전의 한 의과대학 캠퍼스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2일 오후 3시 인하대 의과대학 3층. ‘인하와 참의사’ 강의를 맡은 이훈재 학장이 출석 체크를 끝냈다. 이 수업은 의예과 24학번 49명, 25학번 120명 등 총 169명을 대상으로 개설된 대형 강의이나, 이날 실제 강의실에 모인 사람은 11명이었다. 이 중 4명은 공동 강의를 맡은 교수들로, 학생은 7명에 그쳤다.
강의실은 교수들이 주로 사용하는 3층에 마련됐다. 학교 관계자는 “수업 듣는 학생들이 선배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보호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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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권 침해하는 학생도, 못 말린 나도 징계 받아야”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째지만 복귀 움직임은 여전히 미미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생들의 수업 참여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인하대 의대 수업 현장. 학생 신원 보호를 위해 수업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후연 기자
이 학장은 “선배들과 의대생 단체 등이 학교-학생의 개별 면담까지 막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담함을 감출 수 없었다”며 “강요 행위를 한 학생들을 징계해달라고 학교에 건의한 상태”라고 했다. 이어 “학생 미복귀 시엔 교육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 나 또한 징계를 감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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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설득에도 학생들 “수업 불가능 할 것”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3회 국회임시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학생들은 채팅창을 통해 학장에게 날선 질문을 쏟아냈다. “왜 수업 거부 학생을 보호하지 않냐”고 항의하거나 “현재 기숙사, 실습실로 증원 인원을 수용 가능하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
학장은 의대생의 수업 거부 상황을 두고 "전쟁에 비유한다면 정규군기성 의사들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훈련병전공의들은 훈련 장소를 이탈한 상태”라며 “여러분 같은 학도병의대생이 총알받이로 이용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업 복귀가 지연되면 학생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게 커진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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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무서워 못 간다” 학부모 민원도
복귀를 놓고 스승과 제자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수도권 소재 의대 관계자는 “오늘 두 시간 동안 학부모 두 분과 통화했다”며 “한 분은 ‘아이가 선배들이 무서워 못 가고 있다’며 울먹였다”고 했다. 또 다른 한 본과 4학년 학생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 제안을 받아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움직일 것이고, 그래야 학생들도 수업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민지·인천=이후연·남수현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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