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야 미안, 세뱃돈 못 줘"…5만원도 부담? 지갑 닫는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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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 부모님 용돈에 조카들 세뱃돈까지 하면 50만원은 훌쩍이라 걱정이에요." 직장인 강모씨33는 설 명절을 앞두고 세뱃돈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다. 강씨는 "회사에선 상여금 대신 선물을 주고 경조사비로 매달 조금씩 모아둔 돈도 연말연시를 지나며 거의 동 났다"며 "당분간 약속을 줄이고 집에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민족 대명절 설이 설 자리를 잃었다. 물가 상승에 가뜩이나 생활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부모님 용돈, 자식·조카들 세뱃돈까지 더해지면서 세뱃돈 물가에 직장인들이 휘청인다. 최근 시사 폴Poll 서비스 네이트Q가 성인남녀 3892명을 대상으로 세뱃돈 얼마가 적정할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42%1668명가 서로 부담인 만큼 안 주고 안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대답을 한 응답률은 29%였다. 또 응답자의 42%1653명는 세뱃돈으로 5만원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10만원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10%였고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면 10만원 이상은 해야 한다는 의견은 2%에 그쳤다. 서울 서초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조모씨34도 "물가가 너무 올라서 부모님께 드리는 선물 가격이나 조카들에게 줬던 세뱃돈이 체감상 최소 1.5배 이상 오른 것 같다"며 "그렇다고 월급이 그만큼 오른 것도 아니라 이번 달은 아끼면서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대형마트에는 가성비를 내세운 3만~5만원대 설 선물 세트가 대폭 늘었다. 9900원, 4900원 등 초저가 선물 세트도 나왔다. 홈플러스는 전체 상품의 81%를 5만원대 이하 선물 세트로 구성했다. 이마트도 3만~4만원대 통조림·견과류 등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서울 종로구에서 일하는 김모씨32는 "주변 친척들께 아예 아무것도 안 드리긴 그렇고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하려면 최소 5만~10만원은 돼야 해 부담이 크다"며 "여러 사람한테 줘야 하는 만큼 3만원 내외로 선물을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설 선물 세트 거래도 활발해졌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모씨31는 "시중 마트보다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오는 설 선물 세트가 훨씬 저렴해 쟁여놓고 쓸 생활용품이 있나 유심히 보고 있다"며 "햄 세트가 1만5000원은 더 싸서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영향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본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가 소비자의 심리나 가치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라며 "지금까지 경기가 좋을 때 과소비했다면 이제는 소비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이겨내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세뱃돈을 안 주고 안 받겠다는 건 정말 반드시 할 수밖에 없는 관계는 제외하고 허례허식은 안 하겠다는 방증"이라며 "유통업계에서는 9900원짜리 설 선물처럼 가성비를 강조한 상품을 출시해 기준점을 낮추는 효과를 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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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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