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 경기도 용인시의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창구 앞 모습. 2023.11.20/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서울·용인=뉴스1 유민주 김예원 장성희 홍유진 기자 = "화요일에 집을 매도해야 해서 지난주 금요일에 왔는데 문을 닫아서 마음 졸였죠."
20일 오전 9시5분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 창구 앞. 운영 시작 5분 만에 대기자 10명이 앉아 있었다. 그중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던 이하정씨71는 "이삿짐 다 오라고 예약했는데 만약에 지금까지도 안됐으면 진짜 큰일"이라며 "어제 막 복구됐다는 소식 듣고 한시름 놓기도 했지만 또 과부하 걸릴까 봐 오늘은 일찍 왔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주민등록초본만 필요한 게 아니라 인감은 직접 대면해야 하니까 주말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창구 앞에 있던 진종옥씨43도 "지난주 인감도장 등록과 자동차 등록 때문에 판교 주민센터에 갔는데 헛걸음했다"며 "회사에서 꽤 거리가 있었는데, 먹통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만 안내를 받았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17일부터 발생한 국가 행정 전산망 먹통 사태로 급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한 민원인들이 아침 일찍 동네 주민센터에 찾아왔다. 혹시나 이날 밀린 업무량이 몰려 전산망에 과부하가 걸릴까, 마음 졸이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민센터 상황도 마찬가지로 긴장감이 흘렀다. 운영 시작 10분 전에 벌써 민원인 10여 명이 창구 앞을 서성였다. 대기 번호 17번을 받았다는 60대 회사원 정모씨는 "주민등록등본을 보건복지공단에 금요일까지 제출했어야 했는데 못 냈다"며 "그래서 출근 전에 일찍 온 건데 앞에 사람이 언제 다 빠질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20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민센터 종합민원 창구 앞 모습. 2023.11.20/뉴스1 ⓒ News1 김예원 기자
문 열기 15분 전부터 기다렸다는 우모씨55는 "원래 수급자 증명서와 근로자평가서를 금요일까지 병원에 제출했어야 하는데 그날도 오전 9시 땡치자마자 갔지만 1시간 넘게 기다리다 허탕을 쳤다"며 "병원에 양해 구하고 제출날짜를 연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의 한 주민센터에서 만난 30대 박모씨는 "법원에 제출할 주민등록초본이 있는데 지난주에 떼질 못했다"며 손에 서류 뭉치를 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까지 행안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을 중심으로 지방행정전산서비스 장애 대응 상황실을 운영해 전산망 작동 상황을 면밀히 관찰한다.
정부는 지난 18일 정부 온라인 민원 플랫폼인 정부24에 이어 전날인 19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망인 새올에 대해서도 정상화를 선언했으나, 새올의 경우 공무원들의 접속량이 많은 평일 업무시간대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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