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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공차니 좋겠다, 우린 잠 못 자서 죽겠다…혐오 시설된 풋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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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3회 작성일 23-11-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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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살, 직장인 스포츠로 인기

소음·조명에 주민 생활 불편


‘밤낮없이 공을 차니 건강해서 좋겠다! 우린 매일 같이 잠 못 자서 죽겠다!!!’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 주민들이 건 플래카드 문구다. 언뜻 봐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시선을 플래카드가 걸린 곳 반대편으로 돌려보자.
밤낮없이 공차니 좋겠다, 우린 잠 못 자서 죽겠다…혐오 시설된 풋살장 [미드나잇 이슈]
풋살장이 하나 있다. 지난 19일 오후, 풋살장엔 주말 운동을 하고 있는 이들이 가득했다. “아!”, “패스, 패스!”, “잘했어!” 단체운동을 하면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이다. 연일 반복되는 ‘풋살장 소음’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이 플래카드를 건 것이다.

직장인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는 풋살이 이처럼 일부 지역 주민에겐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데다 시끄러운 소리에 밝은 조명까지 겹치니 주민들이 생활 자체에 불편함을 느껴서다. 전국 곳곳에서 풋살장을 둘러싼 갈등이 터지고 있지만 지자체 입장에선 대응 방법이 마땅치 않아 난감하다. 현재 풋살장은 아무런 규제 없이 사업자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한데, 이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풋살장 소음 및 빛 공해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각 지자체에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주 내용은 ‘자정 혹은 새벽까지 큰 소리가 들려 잠을 잘 수 없다’거나 ‘조명이 너무 세서 집 안까지 빛이 들어온다’ 등이다.

인터넷에도 풋살장 소음을 호소하는 이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기 김포시 지역 주민이 가입되어 있는 한 네이버 카페엔 지난 9월 ‘풋살장 소음 괜찮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오후 11시34분에 글을 올린 글쓴이는 “지금도 너무 시끄럽다. 여자들까지 합세해서 소리 지르고 남자들 함성소리에 공차는 소리, 또 패스를 외친다”며 “도저히 못 참고 경찰서에 신고했더니 8분 만에 순찰차가 들어간다”고 했다. 댓글에도 “저는 창문 안 연다”며 “불빛이 ‘직빵’이라 밤에도 햇빛 드는 집에 사는 것 같다. 암막 커튼 틈으로 빛이 들어온다”는 또 다른 주민의 푸념이 달렸다.
풋살장의 빛 공해 때문에 불을 꺼도 밝은 거실. 연합뉴스
충북 청주에선 주민들이 시위를 하기도 했다. 청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9월 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파트 맞은편 풋살장에서 발생하는 빛과 소음 공해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달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풋살장으로 주민들은 소음과 불빛으로 잠도 못자고 생활권을 침해 받고 있다”며 “주민들은 철거를 원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으로 풋살장의 소음과 빛 공해를 줄이고 영업시간이라도 단축해 주민이 생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풋살장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대책이 마땅치 않다. 풋살장은 체육시설법상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지 않아도 사업자등록만 하면 운영할 수 있는 ‘자유업’으로 분류돼서다. 지자체 입장에선 자유업종인 풋살장을 규제할 근거가 없는 셈이다. 소음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이 출동해 계도하는 정도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현재 풋살장이 자유업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주택가 인근에 풋살장을 설치할 땐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까진 풋살장을 둘러싼 업주와 주민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밤낮없이 공을 차니 건강해서 좋겠다!’는 플래카드가 걸린 영등포구의 경우 구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으로 주민과 풋살장 업주가 합의를 봤는데 참고할 만하다. 구청은 지난해 9월 풋살장 개장 이후 지속적인 민원을 받자 풋살장 측에 상황을 설명하는 공문을 보냈다. 구청의 지속적인 부탁에 풋살장도 영업시간을 새벽 2시에서 자정까지로 당기겠다고 했고, 구청은 주민간담회를 열어 주민들을 설득했다. 주민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현재는 사태가 일단락됐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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