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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무원사회 무슨 일 있길래…올들어 벌써 10명 세상 등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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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62회 작성일 24-05-1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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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무원사회 무슨 일 있길래…올들어 벌써 10명 세상 등져

이달 초 서울 강북구청 소속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공무원들의 이 같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공직사회 특유의 상명하복식 문화를 개선하고 악성 민원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는 방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강북구청 보건소 소속 팀장급 공무원 50대 여성 A씨는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과도한 업무량과 상사와의 갈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3월에는 병가를 신청했는데 이 기간 추가로 휴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당초 신청한 것보다 휴직 기간이 삭감됐다고 한다.

특히 A씨가 남긴 유서에는 직장 상사와 업무상 의견 대립이 있었고 이후 주위 동료들은 알 수 없도록 교묘한 방법으로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A씨는 평소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부하 직원이 장례식장에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 올 만큼 주위 평판도 좋았다"고 토로했다.

A씨의 유족 4명은 지난 7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강북구지부에 29쪽짜리 진상규명 요구서를 제출하고 "고인이 억울한 마음을 전하고자 노트에 사연을 구구절절하게 남겨뒀다"며 "억울한 죽음을 명명백백히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강북구청 관계자는 "유족으로부터 A씨에 대한 상사의 갑질이 있었다는 내부 비리 고발 제보가 들어와 이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를 통해 확인되면 서울시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 내부 커뮤니티에는 A씨를 추모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한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A씨 사망의 원인은 매우 엄중하고 민감한 사안"이라며 "조합원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잇달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공직사회 조직문화에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A씨를 포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공무원은 10명에 이른다. 지난 3월만 놓고 보면 5명에 달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극단 선택으로 순직을 신청한 공무원은 2022년 49건으로 전년26건보다 88% 증가했다. 사망 공무원 유족들은 공통적으로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견딜 수 없는 수준의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당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경남 양산시 보건소에 근무하던 30대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해당 공무원의 유족은 전공의 사태로 강도 높은 업무를 해왔고 이 과정에서 상급자로부터 계속 일할 것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충북 괴산군청에서는 출근한 지 62일밖에 안 된 9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휴대전화 통화 내용 등을 근거로 상사의 괴롭힘이 있었다며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같은 달 경기 남양주시청에서도 9급 공무원이 근무한 지 3개월 만에 극단 선택을 했다. 지난 4월에는 경기 의정부시청 7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경기 양주시청에서는 20대 공무원이 투신해 사망했다.

악성 민원인 등으로 인한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김포시 공무원은 악성 민원 전화와 신상공개 피해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단 공무원 사회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만연한 하방식 권위적 문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과거에는 버티고 거쳐야 할 과정처럼 이해됐던 조직문화가 요즘 세대들이 적응하기에는 낯설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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