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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직원 앞서 날 병X으로"…숨진 32년차 공무원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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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4-05-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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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 보건소 공무원 숨진 채 발견
유서만 수십페이지… 갑질 정황

국민일보 DB

서울 강북구 보건소 소속 50대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직원은 특정 상사가 어린 직원들 앞에서 자신을 모독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1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강북구청 보건소 소속 A씨가 지난 1일 사망했다. A씨는 사망하기 전 ‘OOO 과장에게 남긴 유서’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다. 일기 형식 등으로 작성된 이 유서는 그 분량만 수십 페이지에 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이날 공개한 유서에 따르면, A씨는 “조직개편 관련 의견이 달라 과장님하고 부딪힌 게 결과적으로 나를 초라하고 피폐해지게 만들었다.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다”고 적었다.


A씨는 “어린 직원들 앞에서 날 비난하고 팀장으로서 우리 팀을 끌고 갈 수 없을 정도로 사사건건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며 “결국은 직장 내에서 31년 근속하고 열심히 살아간 저를 병X으로 만들어놓았다. 좋으신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타깃이 되거나 의견을 달리하면 아이들후배들 앞에서 병X으로 교만하게 만들어 과 전체적으로 저를 왕따로 만들어 놓으시니 좋으신가. 저도 후회된다”며 “혼자 묻고 가기 억울할 정도라 살짝 남기고 간다. 조금은 알고 가시라고”라고 했다.

그는 노트에 일기식으로 작성한 유언장도 남겼다. 지난 2월 19일 날짜로 작성된 글에는 “우리 팀 모두 냉정하게 대해서 팀장으로서 설 자리가 없다”며 “혼자서 너무 외롭고 힘들다. 나의 힘듦을 들어줄 사람이 없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등을 돌린다”고 적혀 있었다.

공무원노조는 이번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직장 갑질로 인해 세상을 떠나는 공무원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갑질 신고 시 피해자 보호 조치를 적극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북구 관계자는 “유족 측으로부터 A씨에 대한 상사의 갑질이 있었다는 내부 비리 고발 제보가 들어와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감사 단계는 아니지만 조사를 통해 확인되면 서울시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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