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상추 들었다 가격 보고선 헉…"고기에 상추 싸 먹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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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석진 기자] 적상추·청상추 가격, 한달새 30% 내외 상승…상인들 "우리에겐 채소 가격이 주식 가격"
"비싸졌어. 고기에 상추 싸서 먹겠어." 8일 오전 8시50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시장. 장을 보러 온 두 어르신이 쌈 채소 가게를 지나며 이같이 말했다. 상추를 들었다가 가격만 보고 내려놓는 시민들도 많았다. 일부는 "장마만 지나면 다시 싸진다"며 다시 길을 나섰다. 한 젊은 부부는 상추를 보고 "원래 가격이 이렇냐"고 재차 묻곤 옆 가게 상추 가격도 살폈다. 이날 고기를 사러 청량리시장을 방문했다는 60대 A씨는 "체감상 50% 정도는 오른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나마 청량리 시장은 싼 편"이라며 "상추가 200g에 1500원정도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2000원, 2500원도 보인다. 비가 오기만 하면 쌈 채소는 바로 오른다"고 말했다. 양손 가득 비닐봉지를 들고 시장을 나가던 70대 B씨는 이날 쌈 채소를 구매하지 않았다. B씨는 "상추 가격이 올라서 깜짝 놀랐다"며 "고기를 먹을 때 상추나 배추를 평소 즐겨 먹는데 장마철에는 비싸져서 자제한다. 오늘도 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이맘때쯤 되면 두배 정도 오르는 것 같다"고 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적상추 100g 평균 소매가격은 1178원이다. 일주일 전인 1일보다 16.8% 정도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하면 35%가 넘게 뛰었다. 청상추도 마찬가지다. 5일 기준 100g당 평균 1387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약 14%, 한 달 전보다는 약 43.8% 올랐다. 흔히 쌈 배추로 불리는 알배기배추도 올랐다. 5일 기준 1포기에 303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약 25%, 한 달 전보다는 29% 올랐다. 장마와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농산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지난해 8월엔 폭염과 폭우 등으로 배추 출하량이 줄어 한달 새 도매가격이 2.5배 올랐다. 2년 전에도 여름철 폭염과 폭우에 배추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적 있다.
상인들은 당분간 쌈 채소 가격의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청량리시장에서 쌈 채소를 취급하는 상인 60대 C씨는 "3, 4일 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점점 더 오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날씨가 더워지고 비가 많이 오면 작물이 망가지거나 비닐하우스로 들어가서 가격이 오른다"며 "가격 오르면 상인들도 힘들다. 들어오는 물량도 줄고 장사도 잘 안된다"고 말했다. C씨는 "남들은 관심 없겠지만 우리한테는 이게 주식값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40대 상인 D씨는 "여름 휴가철 비가 많이 올 때는 매년 오른다. 기본적으로 비가 많이 오면 물량이 잘 나오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다. 이어 "한 500원 정도 올랐다. 100g에 10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1500원 정도"라면서 "이제 막 오르는 시기"라고도 밝혔다. 백승우 전북대 농경제유통학부 교수는 "상추나 배추와 같은 엽채류 식물의 경우 과일류보다 저장성이 약해 수확되자마자 시장에 출하된다"며 "장마와 같은 일기 변화에 의해 공급되는 물량이 줄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농산물 공급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스마트팜을 하나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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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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