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당일입원 치료비가 1400만원…병원 돈벌이 된 무릎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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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맞는 환자. [사진 pixabay]
환자 유치에도 적극적이었다. 도道 경계를 넘어선 전북 남원의 C씨67 등을 보험설계사에게 소개받아 시술에 나섰다.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 삽입술을 받았던 D씨74에게도 주사 치료를 진행했다. D씨는 시술을 위한 KL등급무릎 골관절염 진단 기준을 평가할 수 없는데도 A 의원에서 2등급 판정을 받았다.
필수의료 중심의 의료공백이 길어지는 한쪽에선, 관절염 치료 명목의 무릎 줄기세포 주사가 비급여 진료 증가의 주된 통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사 시술 상위 병·의원의 관련 실손 보험금 청구 규모는 최근 1년 새 13배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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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마케팅 경쟁, 인공관절 환자에 시술도
손해보험업계·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골수 줄기세포 주사, 올 6월 지방 줄기세포 주사가 연이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실손보험으로 보장이 가능해졌다. 수술 대신 주사로 무릎 관절 통증·기능 개선에 효과를 본다는 평가와 맞물려 많은 의료기관이 대대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부가 지난 5월 효과성 논란 등을 이유로 골수 줄기세포 주사 고시에서 줄기세포 내용을 뺐지만, 여전히 줄기세포를 내세운 온라인 마케팅을 이어가는 병원이 상당수다.
당초 백내장 수술이 많던 비급여 진료 행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무릎 주사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 무릎·독감 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로 지급한 실손 보험금추정치은 6334억원으로 2020년3321억원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백내장 수술903억원과 자리바꿈하며 10대 비급여 항목 중 2위로 올라섰다.
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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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청구 1년새 13배로…56억 청구한 한방병원도
1일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손해보험업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도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무릎 골수 줄기세포 주사 청구 상위 20개 병·의원총 40곳이 8개 손해보험사에 청구한 주사 관련 실손 보험금급여·비급여 합산 액수는 지난해 8월 1억4000만원에서 올해 5월 18억2000만원으로 13.4배가 됐다.
특히 청구액이 가장 많은 병원 4곳 중 3곳은 정형외과가 아닌 한방병원이었다. 최다 청구 서울의 E 한방병원은 지난해 8월 이후 실손 청구액만 약 56억원에 달한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방병원이 협진 방식으로 간단하지만 비싼 비급여 주사 시술에 뛰어든 것"이라며 "올 들어 지방 줄기세포 주사가 더해지면서 기존 골수 주사와 함께 무릎 주사 시술이 꾸준히 비급여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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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입원 내세워 과잉 진료…"비급여 관리 시급"
보험을 악용하는 사례도 꾸준히 불거진다. 인천 F 의원은 지난 3월 67세 환자 양쪽 무릎에 주사 시술을 하면서 6시간 병원에 입원했다며 치료비 1400만원을 매겼다. 하지만 손보사 조사 결과, 환자가 3시간만 머물렀는데도 더 높은 치료비를 받기 위해 의무기록을 조작한 것으로 나왔다. 실손보험 가입 여부 등에 따라 시술 비용 수백만 원을 깎아주는 식의 과잉 진료 경쟁도 적지 않다. 일부 병원은 환자가 할인 금액을 발설하면 차액을 다시 결제하는 식으로 안내할 정도다.
주사 시술 환자의 입원 여부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지방 줄기세포 주사 시술에 경과 관찰 등을 위해 최소 6시간 이상 입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무릎 주사와 연계한 불필요한 입원 진료에 대한 보상 불가 판정이 늘고 있다"면서 "입원할 경우 외래·통원보다 실손 보장 한도가 훨씬 커지는 걸 악용하는 환자·병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급여 쏠림 현상은 의료계의 필수의료 기피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불필요한 의료 쇼핑을 통한 의료비 증가가 이어지면 보험료 인상 등 건강보험·민간보험 가입자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도 있다. 의료개혁특위는 8월 말 도수치료 등 비중증 과잉 비급여에 대해선 건보 병행진료시 급여를 제한하는 등의 규제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서명옥 의원은 "무릎 줄기세포 주사 등 비급여 진료 남용은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직결된다. 정부 차원의 적절한 비급여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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