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빛 액체 뭐길래…조폭 있던 수상한 병원, 14억 떼돈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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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병원의 피부관리실 냉장고에는 우윳빛깔의 흰 액체와 주사기가 가득했다. 병원을 찾은 손님이 이 방 침대에 누우면 뒤이어 간호조무사가 들어와 주사나 수액을 놓는다. 주사를 맞고 잠을 잔 뒤에도 정신이 혼미한 경우가 많아 병원 직원은 이들을 부축해 택시를 태우는 게 일이었다. 환각 증세를 보이는 등 문제 상황을 대비해 피부관리실 옆 한켠에는 조직폭력배까지 상주했다. A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7개월간 이같은 방식으로 14억60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판매했다.
검찰과 식약처 합동 단속 과정에서 발견된 쓰레기통 속 프로포폴. 서울중앙지검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의료용 마약류인 프로포폴 등을 417회에 걸쳐 중독자에게 주사하는 방식으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프로포폴 불법 투약만을 위한 병원을 섭외하고 의사와 상담실장 등이 개입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A 병원은 5명의 직원에 더해 문제 상황을 관리·통제하고 자금을 관리하는 조폭 한 명이 함께 운영했다. 병원을 찾는 손님 중 상당수는 프로포폴 중독자였다. 병원 상담실장은 과거 프로포폴 불법투약 건으로 적발된 병원에서 일했는데, 그 때 모아둔 프로포폴 중독자 명단을 활용해 병원 방문 등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영업했다. 한 번 병원을 찾은 중독자들을 관리하는 시스템까지 갖췄다.
A병원 피부관리실 내부는 침대와 냉장고 등 프로포폴 투약을 위한 각종 시설 중심으로 꾸며졌다. 서울중앙지검
이들의 범죄는 지난 2월 중앙지검에 신설된 의료용 마약류 전문수사팀이 서울 소재 프로포폴 오남용 의원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수사팀은 이번 범죄에 가담한 간호조무사가 근무했던 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중독자들을 조사하면서 범죄정보를 확보했다.
A병원은 프로포폴 중독자들이 결제한 만큼 프로포폴을 처방해 간호조무사가 주사기나 수액을 활용해 투약했다. 서울중앙지검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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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경민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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