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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털린 곳 "헐한 일" 북한 말 흔적이 스모킹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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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4-11-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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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취약점 노리고 자체 믹싱사이트서 돈세탁
해외공조 숙제…코인 상승세에 북 범행 활발해질 수도

가상화폐 털린 곳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헐한 일"

2019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580억원어치를 탈취해간 조직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해커집단이었다는 결정적 증거물로 경찰이 21일 제시한 말이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뜻의 북한 말 헐한 일이 해킹에 사용된 컴퓨터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북한이 외부 가상자산 거래소를 해킹해 가상화폐를 탈취하고, 이를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쓴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국내 수사기관이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소행임을 밝히는 데 5년이 걸린 이유는 범행 수법이 치밀하고, 해외 거래소 및 기관과의 공조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건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집단 라자루스와 안다리엘이 주도했다.

경찰은 모방 및 재범 우려를 이유로 구체적인 공격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북한 해커들은 주로 거래소가 보안시스템 등을 업데이트할 때 발견되는 취약점을 은밀히 파고들어 이를 탐지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취한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방식도 복잡해 적발이 어렵다.

북한은 사법당국이 추적할 수 없도록 가상화폐를 세탁하는 데 필요한 믹싱mixing 사이트 3개를 직접 만들어 탈취한 이더리움의 57%를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했다. 심지어 이 사이트는 싸게 거래해준다는 해외 광고도 했다.

나머지 이더리움은 중국, 미국, 홍콩 등 13개 국가의 51개 거래소로 분산 전송된 후 세탁됐다. 결국 탈취된 가상화폐라는 점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가 국내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에 쉽사리 응하지 않는 점도 숙제다.

경찰 관계자는 "회신도 안 해주는 데가 태반"이라며 "국가 간 공조도 쉽지 않고, 거래소가 협조 안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강요할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올해 7월 가상자산이용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가상자산 제도권화가 시작됐지만, 해외 거래소는 여전히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 후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북한의 범행 시도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대선 이후 40%가량 상승한 상태다. 이날 오후 1시 20분께 비트코인은 9만6천995달러를 기록하면서 9만7천달러 선을 노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부터 가상자산 탈취로 피해를 본 거래소는 10곳이 넘는다. 이번 사건 피해 금액인 580억원보다 규모가 큰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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