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고성국, 아들은 김어준…안방으로까지 번진 정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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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싸서 나가라” 정치 얘기로 집안싸움
계엄 이후 정치 유튜버 슈퍼챗 10배 폭증
“아버지가 보수 유튜브 채널을 보시는데, 후원도 하고 집회도 나가니 미칠 것 같습니다. 정치 때문에 너무 다퉈서 이제는 아버지 집에도 잘 안 가요.”
17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이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애청자인 정민훈51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지지자인 아버지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전에도 정치적 갈등이 있었지만 계엄 이후 더 심해졌다”며 “아버지가 주말마다 보수 집회 따라다닌다고 거리에 나가는 게 너무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신의한수’,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에 심취하면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는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주장한다”며 “아버지가 나한테 계몽되라고 보수 유튜버들의 영상을 카톡으로 공유하는데 며칠간 안 읽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집회에 꾸준히 참석한다는 한모85 씨도 가족 내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한 씨는 “집회 나가는 것을 두고 아들과 딸은 미쳤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전교조 교육 영향을 받아 좌경화된 것 같다”며 “이제 자식들은 내가 망령 들었다며 집에 안 올거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층인 김모35 씨도 최근 강원에 있는 본가로 내려갔다가 진보 지지층인 아버지와 정치 얘기를 나누다 갈등이 폭발했다. 김 씨 아버지는 김 씨를 향해 “당장 짐 싸서 나가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이후 김 씨의 집에서 정치는 금기어가 됐다.
집안뿐 아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찬반집회’ 현장뿐 아니라 지하철, 연말·신년회 술자리 등 일상 영역에까지 ‘정치 전쟁’ 전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특히 양극단의 주장을 내세우는 유튜브 채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정치권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국민 간 정서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비상계엄 이전 한 달11월 3일~12월 2일과 비상계엄 이후 한 달12월 3일~1월 2일 비교했을 때 진보 진영 유튜브 채널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의 조회 수는 4296만 회에서 1억106만 회로 2.3배 증가했다. 보수 진영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전체 조회 수도 796만 회에서 2918만 회로 2.7배 늘었다. 이들의 ‘슈퍼챗’후원 수입도 적게는 2배부터 많게는 10배까지 폭증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간 정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답변은 93.5%에 달했다.
최근 직장인 A28 씨는 광화문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한 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귀가하던 중 가방에 꽂혀 있던 ‘윤석열 퇴진’ 피켓을 본 한 노인이 A 씨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며 “이런 민노총 ××” 등 폭언을 했다고 전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몸싸움까지 번지지 않았지만 A 씨는 바로 다음 역에 내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는 “집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건 많이 봤지만 일상에서 폭언을 듣는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4 씨도 “지하철 타고 가다가 맞은편 할머니에게 ‘좌×은 눈알부터 다르다’라는 소리를 들은 이후로는 시위 물품을 가방에 숨긴 다음에 대중교통에 오른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일선 파출소 순찰팀장은 “비상계엄 사태와 모임이 많은 연말 시기가 겹치면서 정치 얘기를 하다 몸싸움이 붙어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최근 잦아졌다”고 말했다.
노지운·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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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후 정치 유튜버 슈퍼챗 10배 폭증
“아버지가 보수 유튜브 채널을 보시는데, 후원도 하고 집회도 나가니 미칠 것 같습니다. 정치 때문에 너무 다퉈서 이제는 아버지 집에도 잘 안 가요.”
17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이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애청자인 정민훈51 씨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지지자인 아버지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전에도 정치적 갈등이 있었지만 계엄 이후 더 심해졌다”며 “아버지가 주말마다 보수 집회 따라다닌다고 거리에 나가는 게 너무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신의한수’, ‘고성국TV’ 등 보수 유튜브에 심취하면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는 대부분 중국인이라고 주장한다”며 “아버지가 나한테 계몽되라고 보수 유튜버들의 영상을 카톡으로 공유하는데 며칠간 안 읽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집회에 꾸준히 참석한다는 한모85 씨도 가족 내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고 털어놨다. 한 씨는 “집회 나가는 것을 두고 아들과 딸은 미쳤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전교조 교육 영향을 받아 좌경화된 것 같다”며 “이제 자식들은 내가 망령 들었다며 집에 안 올거라 한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층인 김모35 씨도 최근 강원에 있는 본가로 내려갔다가 진보 지지층인 아버지와 정치 얘기를 나누다 갈등이 폭발했다. 김 씨 아버지는 김 씨를 향해 “당장 짐 싸서 나가라”고 소리치기까지 했다. 이후 김 씨의 집에서 정치는 금기어가 됐다.
집안뿐 아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찬반집회’ 현장뿐 아니라 지하철, 연말·신년회 술자리 등 일상 영역에까지 ‘정치 전쟁’ 전선이 확장되는 모양새다. 특히 양극단의 주장을 내세우는 유튜브 채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정치권까지 이에 가세하면서 국민 간 정서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비상계엄 이전 한 달11월 3일~12월 2일과 비상계엄 이후 한 달12월 3일~1월 2일 비교했을 때 진보 진영 유튜브 채널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의 조회 수는 4296만 회에서 1억106만 회로 2.3배 증가했다. 보수 진영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전체 조회 수도 796만 회에서 2918만 회로 2.7배 늘었다. 이들의 ‘슈퍼챗’후원 수입도 적게는 2배부터 많게는 10배까지 폭증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간 정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답변은 93.5%에 달했다.
최근 직장인 A28 씨는 광화문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한 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귀가하던 중 가방에 꽂혀 있던 ‘윤석열 퇴진’ 피켓을 본 한 노인이 A 씨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며 “이런 민노총 ××” 등 폭언을 했다고 전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몸싸움까지 번지지 않았지만 A 씨는 바로 다음 역에 내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는 “집회 현장에서 부딪히는 건 많이 봤지만 일상에서 폭언을 듣는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4 씨도 “지하철 타고 가다가 맞은편 할머니에게 ‘좌×은 눈알부터 다르다’라는 소리를 들은 이후로는 시위 물품을 가방에 숨긴 다음에 대중교통에 오른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일선 파출소 순찰팀장은 “비상계엄 사태와 모임이 많은 연말 시기가 겹치면서 정치 얘기를 하다 몸싸움이 붙어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도 최근 잦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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