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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알, 두부 반모, 데친 브로콜리…사람들이 환호한 점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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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5-01-1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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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부부가 둘 다 놀고 먹고 씁니다]
건강하고 단순한 밥상 차리기
새해에 들어서며 답보 상태였던 나의 인스타그램@_savvy_table 팔로어 수가 갑자기 늘기 시작했다. 매일 약 20%씩 꾸준히 늘었다. 2년 전 책을 냈을 때도 잠깐 팔로어가 늘긴 했었다. 저자에 대한 가벼운 관심이었다. 그러나 이번 증가는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최근 게시물 중 유독 ‘좋아요’ 가 많았던 사진의 통계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추측했다.

내게 오랜만에 팔로어 증가를 가져다 준 게시물은 기존에 올리던 것과 확연하게 달랐다. 2010년부터 인스타그램을 운영해 온 나는 이곳에 주로 차려 먹는 음식과 조리법, 방문하는 음식점에 대한 리뷰를 남긴다. 인스타그램과 어울리지 않게 글도 제법 길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많이 공유되고 팔로어 증가로 이어진 이 게시물은 삶은 계란과 데친 브로콜리와 두부를 담은 매우 단순한 어느 날의 한 끼 사진이었다. 조리법도 없고 간단하게 먹겠다는 짧은 새해 각오에 사람들이 호응한 것이다.

삶은 계란과 두부, 브로콜리로 차린 한 끼.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을 올렸더니 인기를 끌었다. 조리법도 없고, 간단하게 먹겠다는 새해 각오에 사람들이 호응한 것이다. /윤혜자 제공

삶은 계란과 두부, 브로콜리로 차린 한 끼.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을 올렸더니 인기를 끌었다. 조리법도 없고, 간단하게 먹겠다는 새해 각오에 사람들이 호응한 것이다. /윤혜자 제공

성인의 한 끼 식사로 삶은 달걀 한 개, 두부 반 모, 약간의 브로콜리와 병아리콩 샐러드샐러드 소스는 소금, 후추, 식초, 올리브오일을 섞어 만들었다가 충분한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렇게 식사를 하고 우리 부부는 뿌듯했고, 하루 한 끼는 이렇게 먹어도 괜찮겠다고, 아니 이렇게 먹겠다고 다짐했다.


사람들의 새해맞이 대표 계획 중 하나로 다이어트는 빠지지 않는다. 젊은 사람은 외모를 위해, 나이 든 사람은 건강을 위해 저마다 체중 감량을 계획한다. 우리 부부도 2025년 한 해의 건강 관리가 앞으로 10년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각오로 작은 계획을 세웠다. 첫째, 1년 365일 중 65일만 술을 마시겠다는 ‘300일 프로젝트’지난해 우리 부부는 최소 300일은 술을 마셨을 것이다. 둘째, 하루 두 끼 식사를 유지하며 그중 한 끼는 가급적 가볍게 먹기. 셋째, 아주 느리게 달리는 슬로 조깅 하기 등이었다. 그중 간단히 먹자는 의지를 담은 게시물에 사람들이 호응한 것이다.

간단히 먹는 한 끼 식사의 원칙은 탄수화물은 가급적 배제하고 식물성 단백질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이 원칙은 정희원 교수의 저서 ‘저속노화 식사법’에서 힌트를 얻었다. 정 교수는 “초가공식품, 단순당, 정제 곡물, 붉은 고기,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줄이고 통곡물, 콩류, 푸른 잎 채소를 충분히 먹고 몸에 좋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잘 골라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브레인 포그안개가 낀 것처럼 머리가 맑지 않고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현상, 우울감, 집중력 저하, 건망증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김치찜이 있어 김치를 반찬으로 올리지 않고 ‘빼기’를 실천한 밥상. /윤혜자 제공

김치찜이 있어 김치를 반찬으로 올리지 않고 ‘빼기’를 실천한 밥상. /윤혜자 제공

또 다른 한 끼는 한식 중심으로 먹는다.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한식을 먹는다면 건강한 식생활이라고 자부해도 좋다. 다만 이 식사를 조금 더 건강하고 단순하게 하기 위해 나는 ‘빼기’를 실천한다. 수분이 많은 음식이 있다면 국을 빼고, 김치찜이나 김치찌개가 있다면 김치를 빼고, 식물성 단백질 반찬이 있다면 동물성 단백질 반찬을 뺀다.

히포크라테스는 이미 오래전에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 말했고 동의보감에서는 ‘식약동원食藥同源’이라 하여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다고 했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지배를 당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내 밥상을 세심하게 살피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식단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과식을 하는 편이라면 먹기 전에 밥을 조금 덜어낸 후 식사를 시작하고, 고기를 자주 먹는다면 일주일에 하루라도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면 된다. 우리 부부처럼 술을 자주 마신다면 술을 마시는 상황이나 횟수를 의식적으로 제한하는 식이다.

프랑스의 법관이자 미식가였던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먹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고 했다. 한 사람의 음식 취향을 보면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나 경제력을 유추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보령에서 기록한 나의 식사 일지를 보고 19세기의 브리야 사바랭이 ‘넌 바닷가에 사는 농부가 분명하구나’라고 헛짚어 준다면 그야말로 가장 큰 칭찬으로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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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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