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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썼는데…" 경주여행 즐기던 빠니보틀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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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29회 작성일 25-02-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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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 택시 경험담에 시끌

빠니보틀 "지방 택시 타니 혼나는 느낌"
불친절 주요 원인은 단거리 손님 기피 때문
팔 걷어붙인 지자체 "불친절 응대 강력 처리"
전문가 "운수업도 관광 예산 투자 필요"

지방 택시를 탑승하고 혼나는 느낌이라고 평가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사진=빠니보틀 유튜브 캡처


"내 돈 내고 타는 거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촌캉스촌과 바캉스의 합성어가 여행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지방 택시 기사들의 불친절로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택시 회사를 상대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행정 처분 등 강한 처벌을 할 계획이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지난 7일 23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박재한·38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 관광은 대체 뭐가 문제일까? [경주]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빠니보틀은 충주시를 홍보하고 있는 충주맨 김선태 충북 충주시 홍보 담당 주무관, 우간다에서 온 안토니와 함께 경주 여행을 떠났다.

경주역에 도착한 이들은 숙소가 있는 황리단길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에 탑승했다가 클랙슨을 여러 번 울리며 난폭 운전한 택시 기사에 당혹감을 느꼈다. 빠니보틀은 "택시 기사로부터 혼나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내리자마자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거칠고 퉁명스러울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우린 아무것도 안 했는데 왜 화가 났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선태 주무관도 "너무 공격적이지"라며 이에 호응했다.
"단거리라고 한숨 푹푹"…"5000원 거리면 욕 듣는 게 일반적이냐"

택시 승강장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 /사진=허문찬 기자.



여행객들이 꼽은 푸대접 이유 중 하나는 택시 기사들의 단거리 손님 기피와 연관이 있다. 손님을 태우기까지 오래 기다린 기사들이 단거리 손님이 탑승할 경우 불친절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촌캉스를 하려고 청주시 오송읍을 처음 방문했다는 2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도착할 때까지 택시 기사의 눈치를 봐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친구들 8명이 단체로 펜션을 빌렸다. 놀 생각에 신났었다"며 "장부터 보러 가려고 역 앞에 줄지은 택시를 탔는데 마트 도착할 때까지 기사에게 꾸중을 들어 무척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기사로부터 "기사들이 돈 벌기도 어려운데 단거리 손님이 타면 기분 좋겠냐", "생각을 좀 하고 타라" 등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여행 분위기를 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여행을 갔다는 20대 대학생 이 모 씨도 택시 기사의 심기를 맞춰주기 위해 내키지 않는 사과를 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김해 공항에 도착해서 근처 식당에 가려고 공항에 줄 서 있는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가까운 곳 간다고 가는 내내 한숨을 푹푹 쉬더라"고 회상했다.

이 씨는 "솔직히 기사를 위로해주기 싫었지만, 친구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면서 "내 돈 내고 탄 건데 왜 죄송하다는 말까지 하면서 그분들 눈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손님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지방에서 택시 5천원 거리면 욕 듣는 게 일반적이야?라는 제목의 게시글 작성자는 "서원주역에서 역 앞 택시 타고 5000원 나왔는데 택시 기사님이 이 정도는 걸어 다녀라고 했다"며 "네이버 맵 기준 걸어서 55분 나와서 택시 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성자는 "계산하는데 기사가 1시간 기다렸는데 5000원이 뭐냐면서 궁시렁거렸다"며 "지방은 얼만큼 장거리를 타야 욕을 안 먹냐"고 덧붙였다.

택시 기사들의 불친절 행위는 증거를 제시하기 어렵고 당사자의 주관성이 개입해 지자체에서 관리하기 어렵다. 택시 기사의 △승차 거부 △부당 운임 또는 요금 △여객 합승 △영수증 발급 또는 신용카드 결제 거부 등 위법행위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법 및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법에 따라 처벌 되지만 불친절의 경우 대응이 애매하다.
친절 교육에도 민원 여전…일부 지자체 "강력 처리할 계획"

택시 기사의 난폭 운전을 묘사하며 불친절하다고 평가하는 충주맨. /사진=빠니보틀 유튜브 캡처.


지자체에서는 택시 기사의 불친절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자 친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경주시청 교통행정팀 관계자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주기적으로 1년에 1회 이상 택시기사분들에게 친절 교육은 계속하고 있지만 개개인별로 성향이 다르시다 보니 승객분들이 불친절하다고 느끼시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기간인 만큼 각 택시회사에 친절 대응 및 내부 청결 이런 부분을 좀 더 신경을 써달라고 공문 보내 놓은 상태"라며 "승객들이 불편하다고 느낄 정도의 불친절한 응대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리하려고 한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행정 처분할 계획이라고 재차 공문을 보내 놓았다"고 덧붙였다.

내·외국인 모두에게 유명한 전주한옥마을을 관할하는 전주시청의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기사들을 상대로 운수업은 서비스업이기도 하다는 점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원인이 전화주시면 기본적으로 민원인의 말을 신뢰한다"며 "일단 민원이 들어오면 택시 기사에게 저희 과로 한번 들어오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랑이를 벌이다 손님을 모시고 가지 않으면 승차 거부가 돼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기사들에게 계속 인지시키고 있다"며 "관광객이 차량 번호를 저희에게 제시해주시면 반드시 기사를 불러서 교육 시킨다"고 강조했다.
택시업은 관광업에 영향 커…"교육을 위한 예산 지원 필요"
전문가들은 택시 업종의 경우 운수업으로서 관광업은 아니지만, 관광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관련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지방으로 여행 가면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데 관광객에게 관광도시의 첫인상을 주는 게 택시 기사"라며 "난폭운전 하거나 불친절할 경우 특히 젊은 사람이나 여성에게 안 좋은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관광택시라고 해서 관광지에서 직접 운영한 택시 사업의 경우에는 관광 예산으로 지원이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광과 관련된 예산은 관광진흥법상 업종에 한정돼 사용되다 보니 운수업의 경우 소외되어온 측면이 있다"며 "이젠 운수업에도 일부 투자해 기사 친절 교육, 내부 청결, 난폭 운전 자제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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