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가방에서 사라진 230만원…DNA 검출된 종업원 무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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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술집에 손님이 두고 간 가방에서 DNA가 검출되면서 돈다발을 훔쳤다가는 의심을 받던 50대 종업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정영하는 절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50대 여성 A 씨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2년 11월 1일 오후 8시쯤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한 룸소주방에서 손님 B 씨의 가방에 들어있던 현금 230만 원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 영업장을 찾은 B 씨는 처음 안내받은 방에서 다른 방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가방을 기존 방에 두고 나왔다.
종업원인 A 씨는 손님들이 방을 옮기자 청소를 위해 가방이 있는 방에 1분 20초 동안 머물렀다.
이후 이 방에는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갔고, B 씨는 이 손님들이 들어간 지 약 1시간 뒤 다른 직원을 통해 가방을 찾았다.
가방을 확인한 B 씨는 보조 수납공간에 들어있던 현금 230만 원이 사라졌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방에 머물던 손님들의 가방, 의복 주머니 등을 확인했으나 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라진 돈의 행방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가방 안 쪽 등에서는 특정인의 지문과 DNA를 검출할 수 없으나 가방 바깥에서는 A 씨의 것과 일치하는 DNA가 검출됐다는 감정결과를 회신했다.
A 씨는 가방이 놓였던 곳은 자신이 평소 누워서 쉬던 곳이며, 청소를 했을 뿐 절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에 들어가 돈을 가져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B 씨가 가방 안에 현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객관적 자료는 없다"며 "주 수납공간에 있었던 현금 500만 원은 그대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청소를 위해 방에 들어갔는데 보조 수납공간에 있었던 오만원권은 다른 권종의 지폐와 낱개로 섞여 있었기에 짧은 시간에 오만원권만 선별해 가져가는 것은 용이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DNA는 분비물이나 피부조직 등 여러 비접촉 경로로 검출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DNA 감정결과가 피고인의 절도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범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검사의 항소에 2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다른 곳에서 돈을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나간 후 방에 들어간 다른 손님들은 약 1시간이나 피해자의 가방과 함께 있었다. 손님들이 수색 과정에 매우 적극적으로 임했지만 여성들의 옷 내부까지 꼼꼼히 수색이 이뤄졌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현금 500만 원 다발은 2~3개월 전부터, 현금 230만 원은 일주일 전쯤부터 가방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며 "피해자는 현금을 가방에 넣어두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때 현금이 분실된 것을 발견했다. 사건 당일 이 소주방에 오기 전 이미 다른 술집에 한 차례 들러 음주를 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춰보면 피해자가 다른 곳에서 현금을 잃어버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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