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는 "우회전하세요" 안내…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일방통행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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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을 숨지게 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의 가해 운전자 차모 씨68가 사고 직전 내비게이션의 우회전 안내 음성에도 불구하고 직진해 일방통행 도로로 들어섰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초행길이라 일방통행 도로인 줄 모르고 진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류 서장은 “해당 도로가 직진 또는 좌회전 금지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차 씨가 진술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동승했던 아내 김모 씨65가 앞서 “남편이 사고 현장도 초행길이 아니고 많이 오가는 곳이었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류 서장은 “증거와 어긋나는 진술의 모순점을 찾기 위해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 씨의 차량이 역주행할 당시 “경로를 이탈했다”는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 씨가 자동차 경적을 울렸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류 서장은 “사고와 관계 없는 사적인 대화 내용과 ‘어어’ 하며 당황해하는 차량 탑승자의 의성어만 블랙박스에 녹음됐다”면서 “일방통행로에 진입한 시점에 차 씨가 역주행 사실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차 씨의 주장대로 차량이 급발진했을 가능성, 그 탓에 내비게이션 안내를 따를 수 없었을 가능성도 함께 수사 중이다. 경찰은 버스 운전사인 차 씨가 평소 몰던 버스의 가속, 브레이크 페달과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의 가속 페달이 비슷하게 생겼다는 점도 확인했다.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차 씨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착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 서장은 “페달을 착각했을 가능성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내 김 씨는 앞서 본보에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더 가속이 됐다’고 남편이 말했다”고 밝혔다. 차 씨는 사고 이후 지금까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듣지 않았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10일 차 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2차 조사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 주변 12개 폐쇄회로CCTV와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분석 중이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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