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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저수지, 아내는 합천호…거창 부부 사망 미스터리 [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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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136회 작성일 24-09-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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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16일. 40대 부부가 경남 거창과 합천지역 저수지와 호수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아내가 남편을 살해한 뒤 죄책감을 느끼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냈다.

남편은 저수지, 아내는 합천호…거창 부부 사망 미스터리 [그해 오늘]
연합뉴스
부부의 실종 시점은 5개월 이상 차이가 나고, 시신이 발견된 곳도 다르다. 하지만 두 사람 시신에는 똑같이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보도블록’이 매달려 있었다.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지역사회를 술렁이게 했던 이 사건은 같은 해 9월 24일 MBC 리얼스토리 눈 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경찰은 8월 14일 경남 거창군 마리면 한 농업용 저수지에서 A씨 시신을 발견했다. 가족과 연락이 끊겨 7월 26일 큰 딸로부터 실종 신고된 상태였다.


A씨 시신은 70~80kg 돌덩이들과 함께 그물에 싸인 채 발견돼 타살이 의심되는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 1일 휴대전화와 지갑 등을 집에 둔 채 외출해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밤늦게 귀가하는 모습이 목격된 이후 행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신고 하루 전날 A씨의 아내인 B씨도 합천호 인근에서 사라졌으며, 27일 합천호에서 돌을 넣은 백팩을 맨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숨지기 전 한달여 동안 유서 성격의 노트를 남긴 점 등에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경찰은 부부의 시신 상태나 실종 전후 상황 등에 의혹을 갖고 수사에 착수했다. A씨 시신이 돌덩이와 함께 그물에 쌓인 점으로 미뤄 저수지 바닥에 남아있을지 모를 타살의 거물을 찾기로 한 것이다.

경찰은 굴삭기로 둑에 물길을 만들어 A씨가 발견된 저수지 내 물 대부분을 빼내고 수면을 뒤덮은 수생식물을 걷어냈다. 해당 저수지는 초등학교 교실 크기로 만들어진 지 30년 가량 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 B씨는 6개월 전 남편이 실종됐음에도 실종신고를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사이 A씨가 아끼던 오미자 농장을 처분했으며, A씨가 직접 수집하던 고가구를 팔았고 자신의 소유의 집을 큰딸 C씨에게 증여한 사실도 확인했다.

아내 B씨는 7월 유서에 가까운 내용을 노트에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33페이지 분량의 노트에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경제적 어려움 등에 관한 내용이 다수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서 내용을 살해 동기로 봤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월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는데도 큰딸이 5개월이 지나서야 실종신고를 한 이유를 수사하는데 주력했다. B씨가 큰딸에게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이제는 신고할 때도 됐다”며 남편의 죽음에 뭔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언급한 점도 주목했다.

하지만 경찰은 추가 증거물을 찾는데 실패했다. 또 A씨 시신이 부패 정도가 심해 사인을 규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6명의 자녀가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어 수사관련 내용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사인분석을 의뢰했지만 ‘사인 불상’으로 나왔다. 국과수 부검이 끝난 뒤 경찰로부터 A씨 부부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은 시신을 모두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력 용의자인 아내가 숨졌기 때문에 검찰은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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